신아속보
'복구비용 4억원' 협력사에 떠넘긴 한전직원…솜방망이 처벌 그쳐
'복구비용 4억원' 협력사에 떠넘긴 한전직원…솜방망이 처벌 그쳐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10.15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원식 의원 "한전, 갑의 횡포 안이하게 판단하나"

 

 

 

15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원식 의원이 "한전에 9억원 규모 손실을 초래한 직원들이 책임을 면하고자 고의적으로 협력업체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사실이 모두 밝혀졌음에도 불구, 한전은 '견책'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쳐 갑질에 대해 안이한 인식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전 경인건설본부 남서울건설지사가 담당하는 지중선 건설공사 중 GIS(가스절연모선)이 불에 타서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한 한전의 손실액은 복구비용 4억원과 발전제약비용 5억원 등 총 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IS는 선로를 안전하게 개폐해 전력계통을 보호하는 장치다. 한전 공사감독관은 GIS 설치공사 전 '분야별 휴전작업 관계자 안전회의'를 열어 접지지속여부를 확인하고 감리사를 통해 작업을 지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공사감독관 A씨는 다급한 공사일정을 이유로 감리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도급업체에 작업지시를 했고, 설치작업을 마친 후 진공작업이 시작되자 관계자는 모두 퇴근했다.

이 과정에서 사전 작업통보를 받지 못한 인근 현장에서 접지를 제거했고, 밤 사이 GIS가 불에 타고 말았다.

문제는 이후에 나타난 담당자의 책임회피다. 한전 자체 조사결과 A씨의 직속 상급자이자 담당차장인 B씨는 복구공사비를 감리사와 시공사에 부담시키겠다는 협의안을 만들어 담당부서장 C씨에게 보고하고 승인까지 받았다. 특히 감리사와 제작사, 시공사의 의견충돌을 우려해 각 업체를 개별적으로 만나 면담을 진행, 복구비용 부담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리사는 전체 계약금액 1억4000만원 가운데 30%에 달하는 4000만원을 지급키로 했고, 제작사는 2억5000만원~3억원 규모 수리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시공사에도 복구비용 전액을 요구했지만, 시공사 측은 책임이 없다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구비용 관련 요구내용 및 결과.(자료=우원식 의원실)
복구비용 관련 요구내용 및 결과.(자료=우원식 의원실)

한전은 자체 조사를 통해 A씨에게는 감봉 1개월을, B씨와 C씨에게는 견책을 징계로 부과했다.

그러나 우 의원은 "한전 인사관리지침에 따르면 부당행위에 대해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견책에 처하도록 돼 있다"며 "이번 사건은 회사 손실이 9억원에 달하고 담당자들이 책임을 면하고자 고의적으로 협력업체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해임 내지는 정직 등의 처분이 가능한 사안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 의원은 "직원들이 잘못을 덮기 위해 협력사들에게 부당한 비용을 강요하고, 이러한 사실이 모두 밝혀졌음에도 한전이 관련행동에 대해 견책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한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갑의 횡포를 얼마나 안이하게 판단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sowleic@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