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현대글로벌서비스 분리한 이유는?
현대重그룹, 현대글로벌서비스 분리한 이유는?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0.1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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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도마 오른 현대重 지주사 전환 문제점]②
수익성 좋은 AS사업 떼어내 지주사 100% 지분 자회사로 설립
내부거래, 매출액의 40%…“총수일가 지분 고려, 최대 이익 도모”
(사진=현대글로벌서비스)
(사진=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중공업그룹이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설립한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또 다른 일감몰아주기용 법인으로 의심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구(舊) 현대중공업을 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현대로보틱스(現 현대중공업지주)로 분할하기 이전인 2016년 11월 일부 사업부를 떼어내 100%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와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를 설립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381억원이며 이중 39.5%인 941억원이 계열사와의 상품·용역거래에서 발생했다. 국내 계열회사와 517억원, 해외 계열사와는 424억원을 거래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 실적이 설립 1년만에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이룬 성과라 보긴 힘들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 AS부품 공급 △선박 인도 후 보증서비스(대행) △보증기간 후 선박 관리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우선 AS부품 공급은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중간 납품업체다. 또 현(現) 현대중공업이 수주를 따내야 부수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통행세’ 논란이 동반되고 있다.

선박 인도 후 보증서비스는 이에 대한 대가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나오기에 전형적인 내부거래다. 지난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의 보증서비스 대행과 5회에 걸친 엔지니어링 자문 및 시설 유지보수 대행 서비스를 통해 401억원을 받았다. 현대중공업이 임의로 거래 상대방을 선정해 체결한 수의계약 형태다. 현대글로벌서비스 국내 매출액 1438억원의 27.8%에 해당한다.

금속노조 법률원 노종화 변호사는 “선박 관리서비스는 거래처와 선박정보 등 현대중공업의 영업력을 활용해야 하는 사업으로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창출한 사업기회라 보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노 변호사는 앞서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별도로 현대중공업지주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설립한 이유가 총수일가 지분율과 사익편취와의 연관성으로 설명한다. 현대중공업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총수일가 지주회사 지분율 30.9%에 지주회사의 현대중공업 지분 27.8%를 곱한 8.6%,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은 지주회사 30.9%에 지주회사의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100%를 곱한 30.9% 수준이다.

노 변호사는 “AS부품 사업 등은 현대중공업이, 어렵고 위험성 있는 수주사업을 영위함에 따른 보상적 성격도 없지 않다”며 “사업 위험이 낮고 수익성이 좋은 AS사업만큼은 지주회사가 100% 소유하게 해 총수일가 최대 이익을 도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 변호사는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분할목적을 각 사업부문 독립성과 경쟁력 강화, 전문화를 들고 있는데 그렇다면 선박 AS사업도 현대중공업이 직접 영위하거나 지주회사가 아닌 현대중공업이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 맞다”며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현대중공업터보기계, 현대중공업모스 등 현대글로벌서비스와 함께 설립됐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회사들은 현대중공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점만 봐도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대주주 이익을 위한 지분 이전임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