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실질적인 첫 번째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13개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피감기관의 감사가 벌어지면서 여야 간의 공발이 팽팽하다. 하지만 국감 첫날부터 일부 의원들은 ‘깜짝 쇼’를 방불케 하는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국감장에 벵갈고양이를 데려온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행동은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김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눈치도 없이 동물원을 탈출한 퓨마가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한 것이 마음에 안 들어 정부가 퓨마를 사살하는 과잉대응을 했다는 식의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사살된 퓨마를 들먹이며 동물학대 운운했지만 정작 김 의원이 벵갈고양이를 학대하는 것이라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장에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증인으로 불러낸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는 여론이다. 국회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엔트리 구성 당시 특정 선수에 대한 특혜의혹을 따지겠다며 선 감독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정작 의원들은 알맹이 없는 질문만 해대면서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선수선발은 감독 고유권한임에도 국감장까지 불러내 제대로 마구잡이식 트집만 잡는 국회의원들을 볼 때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정감사는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권능이자. 또한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중요한 행위다. 또한 행정부에도 국정감사는 1년간의 행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정감사는 행정부로서도 1년간의 행정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라며 국민에게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을 소상하게 답하는 자세로 성실하게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타당한 지적과 합리적 대안은 적극 수용해서 정책에 반영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잘못된 지적과 오해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나 정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 국민이 공연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도 덧붙였다.
그러나 막상 국정감사를 지켜본 느낌은 참담할 정도다. 일부 의원들의 설익은 질문과 궤변 수준의 추궁은 국민들의 얼굴을 화끈하게 만들었다.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으로라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고 급급해하는 일부 의원들의 행태에 국민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감 첫날 이례적으로 국회도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를 향해 정부를 견제하는 잣대로 스스로를 돌아보며 국회가 해야 할 기본적 책무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정감사는 이제 초반에 불과하다. 국회가 잘못된 행정에 대해 바로잡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여야 공방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회 스스로가 다해야 할 책무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일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