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기준, WHO 기준보다 훨씬 낮다"
"국내 비만기준, WHO 기준보다 훨씬 낮다"
  • 박정원 기자
  • 승인 2018.10.11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HO 기준 적용하니 비만 유병률 30% '뚝'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비만 기준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보다 훨씬 낮게 책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보건복지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의 비만 유병률은 국내 비만 기준(체질량지수 25㎏/㎡)을 적용하면 무려 35.5%에 달하지만, WHO 기준(체질량지수 30㎏/㎡)을 적용할 경우에는 5.5%에 그쳐 큰 차이가 났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WHO 기준에 따라 체질량지수(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 BMI) 25㎏/㎡ 이하를 정상으로 보지만, 우리나라는 23㎏/㎡ 이하를 정상으로 삼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체질량지수 25∼29.9㎏/㎡는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분류하지만, 유럽연합 등 서구에서는 체질량지수 25~29.9㎏/㎡는 과체중으로, 30㎏/㎡ 이상은 '단순 비만'으로 책정한다.

세계기준인 체질량지수 30㎏/㎡를 사용해 주요국간 15세 이상 비만 유병률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5.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일본(3.7%)을 빼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OECD 평균은 19.4%로 미국이 38.2%로 가장 높으며, 이어 멕시코 33.3%, 영국 26.9% 등의 순이다.

남인순 의원은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보건의료선진국의 기준을 따르는데, 유독 비만 기준만 다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나라 비만 기준도 국제 추세에 부응해 상향 조정하는 등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낮은 비만 기준은 패션업계, 제약업계, 다이어트업계 등 특정 업종의 이해관계를 지키는 것 이외에 국민의 보건향상과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젊은 여성들은 과도한 다이어트로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는 만큼 성 평등과 미투 운동도 중요하지만, 여성 건강보호 차원에서도 비만 기준을 바로잡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ngwon9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