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58)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오는 15일 검찰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는 15일 오전 9시30분 임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11일 밝혔다.
임 전 차장은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지냈으며, 일제 강제징용 사건 등 ‘박근혜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 일선 법원에의 재판 개입, 법관 사찰 등 의혹 전반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월 임 전 차장과 자택,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결과, 임 전 차장의 USB에서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된 다수의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당시 청와대의 뜻대로 강제징용 소송의 판결을 늦추는 대신 법관 해외파견을 얻어낸 정황을 포착하고, 임 전 차장이 재판거래를 실질적으로 조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검찰은 지난 2014년 전교조 집행정지 소송과 관련한 법원행정처의 재항고 이유서 대필,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관련 직권남용죄에 대한 법리검토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미 법관사찰 정황이 담긴 문건을 비롯해 사법행정권 남용이 의심되는 문건을 작성한 판사들의 대부분에게 임 전 차장이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핵심인물인 임 전 차장 소환 조사를 기점으로 양승태 사법부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대법관들과 이른바 윗선에 대한 직접 조사 등 사법농단에 대한 경찰의 전면적인 수사가 활기를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임 전 차장에 대한 조사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윗선의 개입 조사에 임 전 차장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하는지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핵심 세력들의 소환 시기와 사법처리 방향 등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