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지엠 노조, 경영정상화 발목잡기 대신 시장 신뢰회복에 힘 모아야
[기자수첩] 한국지엠 노조, 경영정상화 발목잡기 대신 시장 신뢰회복에 힘 모아야
  • 박주용 기자
  • 승인 2018.10.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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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한국지엠 노사 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만들어 낸 장기 회생계획을 발판 삼아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역량 강화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연구개발법인 신설 계획에 어깃장을 놓으며 경영 정상화를 더디게 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15일과 16일 쟁의 찬반 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파업 등 단체행동을 통해 회사의 연구개발 법인 설립을 막겠다는 의도다.

올해 초 장기간의 노사 간 협상 과정에서 잃었던 판매 점유율이 회생계획 확정 이후 지금까지 쉽게 반등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의 추가 투자 계획과 경영 효율화 계획까지 막는 형국이어서 한국지엠 노조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5월 노조, 산업은행,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 속에 기존 3조원 부채에 대해 GM의 출자전환을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 글로벌 소형 SUV와 CUV 등 차세대 신차종의 국내 생산을 위한 28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등을 확정지은 바 있다.

이에 더해 지난 7월에는 부평 2공장의 가동율을 끌어올리고자 5천만 달러의 추가 투자를 통해 연간 7만 5천대의 소형 SUV의 추가 연장 생산, 지엠 해외사업부문(GMI) 지역 본부의 국내 유치, GM의 차세대 글로벌 콤팩트 SUV의 차량 개발업무를 국내에 맡김과 동시에 100명의 신규 연구 인력 채용 등 GM의 차세대 SUV 개발 거점으로 국내 연구 역량에 집중 투자하고 이를 위한 효율적 지원과 관리를 위해 연구개발 신설법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는 연구개발을 위한 법인 신설은 GM의 국내 철수 속셈이 들어 있다며 극구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노조의 이 같은 주장은 한국지엠 회생 계획 확정 이후 GM의 투자 행보를 볼 때 근거가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 이후 GM은 노조, 산업은행,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과 합의한 대로 출자전환을 통해 부실했던 재무를 건전하게 만들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더 나아가 7월에는 한국 사업장에 대한 확신을 더욱 공고히 하는 추가 투자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한국지엠 노조의 주장대로 GM이 철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 굳이 수조원의 장기 투자를 할 이유도 없거니와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을 것이다.

한국지엠 협력업체들도 노조의 어깃장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한국지엠 협력업체 모임인 한국지엠 협신회 회장은 GM의 차세대 SUV가 국내에서 개발이 이뤄지면 국내 협력업체들에게도 부품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어깃장 행보를 중단해야 한다.

한국지엠 자체 경쟁력 제고가 중요한 이 때 국내 연구 역량을 확대해 GM의 SUV 개발 거점으로 삼고, 추가적으로 1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GM의 추가 투자를 가로막아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은 회사와 머리를 맞대 내수 판매에 힘을 보태고, 제조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임을 깨닫아야 할 때다.

pjy609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