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고인건비 저생산성’ 문제, 다른 결과 이끈 방안은?
같은 ‘고인건비 저생산성’ 문제, 다른 결과 이끈 방안은?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0.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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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과 ‘르노’ 노사 협력,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조기 졸업 
‘델파이’ 4만7000여명이 5000명 감축, ‘PSA’ 공장 1년 빠른 폐쇄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자동차 업계에 같은 ‘고인건비 저생산성’에도 기업의 위기 시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낸건 협력적 노사문화였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의 GM과 델파이, 프랑스의 르노와 PSA 구조조정 사례를 보면 2005년 10월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델파이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자동차부품산업 매출액 세계 1위, 기술력 1위 기업 이었다. 하지만 파산보호신청 당시 경쟁사의 3배에 달하는 직원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했고 2005년 영업손실이 6억1000억달러에 이르렀다. 

델파이는 노조에 임금 60% 삭감과 의료·연금혜택 축소를 요청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델파이는 파산 전 미국 내 근로자 4만7400명, 제조공장 37개 규모였지만 파산 졸업 후 각각 5000명과 5개로 줄었다.

프랑스 PSA는 2011과 2012년 유럽 국가부채 위기와 경기침체로 구조조정 위기에 몰렸다. PSA는 2012년 6월 오네이 공장을 2014년 폐쇄하고 본사건물과 자회사 매각, GM과 제휴를 통한 구매비용·차량개발비용 절감 등 자구노력을 제시하고 실행했다.

문제는 오네이 공장 근로자를 포이시 공장과 새로운 고용주 또는 PSA 다른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이었다. 프랑스 제1노조 CFDT와 제2노조 CGT는 이에 반대해 파업을 지속했고 PSA 제시안보다 1년 빠르게 오네이 공장이 폐쇄되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 GM과 르노는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GM은 2006과 2007년 시간당 노동비용이 도요타, 혼다 등 경쟁사의 1.5배였다. GM의 판매량은 2009년 1043만대로 2000년 이후 지속 감소 추세였으며 2005년부터는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GM은 2008년 정부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2009년 법적 구조조정 절차를 밟았다. 이때 GM 노조는 신입사원 임금을 기존 직원 절반으로 낮추고 퇴직자 연금·의료혜택 축소, 해고 시 평균 임금의 95%를 지급하는 ‘잡뱅크제’ 폐지, ‘생계비 연동 임금인상’ 중단 등에 동의했다. 

사측은 향후 생산량 회복 시 미국에 우선 물량배정과 해고자 우선 고용, 경영진 교체와 기존 주주의 주식 전액감자를 약속했다. 구조조정에 돌입한지 1년 뒤 GM은 흑자로 전환했고 사측은 2011년까지 미국에 46억달러를 투자하고 해고 직원 중 1만1000명을 재고용했다.

르노 또한 2012년 프랑스 내 공장가동률 60%대에 불과한 구조조정 위기에서 노조는 △프랑스 인력의 17% 규모인 고용 7500명 순축소 △3년간 임금 동결 △근로시간 연장 및 근무지 변경 유연성 향상 등을 양보했다. 여기에 사측은 닛산·다임러·피아트 등 제3자 생산물량을 끌어옴으로써 르노 프랑스 공장 생산량이 2014년 31%, 2015년 24%씩 늘어났다. 이에 따라 사측은 2015년에서 16년 정규직 3000명을 신규 채용했으며 이는 사측이 약속한 760명의 4배 수준이다.

한경연은 “우리나라도 생산성 정체와 높은 인건비, 대립적 노사관계란 3중고를 겪고 있다”며 “노사가 서로 협력해 선제적으로 기업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구조를 개선해야한다”고 밝혔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