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저유소 화재로 전국 곳곳 '풍등' 행사 취소·검토
고양 저유소 화재로 전국 곳곳 '풍등' 행사 취소·검토
  • 박정원 기자
  • 승인 2018.10.11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안홍삼축제·효석문화제 등 내년부터 날리지 않기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고양 저유소 화재'의 원인이 외국인 근로자가 띄운 풍등 때문이라는 경찰 발표가 나오면서 전국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풍등 행사에 대한 안전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옛날부터 전국 곳곳에서 행해진 풍등 행사는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도 분위기를 띄울 수 있어 각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과거 축제 때도 풍등을 날려 산이나 들에 불이 난 사례가 여러 건 있었으나, 이번처럼 대형 화재가 아니어서 각 지자체는 위험하다는 인식에도 풍등 날리기를 계속해왔다.

그러나 이번 저유소 화재를 계기로 각 지자체마다 풍등 행사를 취소하거나 검토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북 진안군은 오는 18일부터 시작하는 '2019 진안홍삼축제'때 풍등 날리기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대신에 군은 주민과 관광객 소원을 적은 풍선을 날리는 행사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뿐만 아니라 지난해 축제 도중 한 참가자가 날린 풍등 불이 마이산 주변 나무에 옮겨붙는 등 화재 우려가 커 풍등을 띄우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원 평창군 봉편면에서 매년 9월이면 개최되는 효석문화제 때도 풍등을 볼 수 없어진다.

축제를 주최·주관하는 이효석문학선양회는 내년부터 풍등 날리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환경문제 때문에 폐지를 고민하던 주최 측은 이번 저유소 화재를 계기로 풍등 행사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충남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공주 백제문화제에서도 내년부터는 풍등을 띄우지 않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공주시 관계자는 "(화재 위험 외에도) 땅이나 강에 떨어진 풍등을 수거하는 일이 쉽지 않아 계속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또 '반디 소망 풍등 날리기' 행사를 6일간 진행한 '제22회 전북 무주반딧불축제' 제전위원회는 내년부터는 한꺼번에 날리는 풍등 개수를 줄이고 재질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무주반딧불축제 제전위원회 관계자는 "풍등 낙하 예상 지점에 배치되는 모니터링 요원 수도 늘릴 방침"이라며 "저유소 화재 원인과 지역 축제의 풍등을 곧바로 연관 짓기는 어렵지만, 사고를 계기로 풍등 취급에 좀 더 심혈을 기울이자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jungwon9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