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외취업사업에 1400억 투입…실제 취업률은?
정부 해외취업사업에 1400억 투입…실제 취업률은?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10.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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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외취업사업 집행실태 분석' 발표
지난 3년 간 취업률은 2명 중 1명꼴 안돼
국내 한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해외취업을 상담받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국내 한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해외취업을 상담받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3년 간 정부 해외취업사업에 따른 취업률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업에 총 14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면밀한 관리를 통해 성과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실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정부 해외취업사업 집행실태 분석'을 의뢰해 10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정부 해외취업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총 1407억5000만원에 달했다. 실제 집행된 예산은 1378억2100만원이었다. 이는 9개 정부부처에서 진행된 17개 사업을 집계한 것으로, 올해신규사업(4개)·취업未연계사업(3개)·취업정보사업(2개)·실적未파악사업(2개) 등을 제외한 결과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해외취업을 지원했음에도 불구, 실제 취업으로 이어진 사례는 2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아 저조한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해외취업사업을 통해 취업에 지원한 2만2844명 가운데 실제 취업한 이들은 48.1%인 1만981명이었다.

17개 해외취업사업 가운데 취업 실적이 가장 저조한 사업은 기상청의 '국제기구 및 양국 간 기상협력 사업'으로, 취업률이 17.3%에 불과했다. 이 사업은 기상청이 국제 기상 전문인력을 양성해 국제기구 인턴에 지원토록 하는 내용이다. 이어 외교부 '중남미지역 국가와의 교류협력 강화사업' 20.0% △문화체육관광부 '체육문화예술사업의 지원사업' 23.0% △외교부 '국제개발협력 인재양성 사업' 27.9% △외교부 'KF 글로벌챌린지 사업' 34.2% 등 순이었다.

특히, 해외취업사업 중에서는 지원한 인원과 취업한 인원에 대한 기초적인 통계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는 사업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의 '국내 해외취업 지원사업'과 '해외취업 촉진 인프라 사업'의 경우 취업실적은 있지만 몇 명을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지원 목표와 실제 지원한 인원에 대한 지원 실적은 파악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훈 의원은 "정부가 해외취업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운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원한 2명 중 1명도 제대로 취업이 안 되었다는 것은 기획 및 관리와 지원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근본적으로 12개 부처에 28개나 되는 해외취업사업이 추진되면서도 이를 총괄 관리하고 감독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기 때문이다"며 "국무조정실은 '해외취업사업 정부지원 협의회(가칭)'를 구성해 취업실적 실태조사와 사업간 협업과제를 발굴하는 등 전체 해외취업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해외취업사업은 △2015년 22개(9개 부처) △2016년 23개(10개 부처) △2017년 24개(10개 부처) △2018년 28개(12개 부처)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정부 해외취업사업에 따른 국가별 취업(총 5585명) 현황을 살펴보면 일본에 취업한 사례가 1429명(25.6%)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미국 1114명(20.2%) △싱가포르 510명(9.1%) △호주 389명(7.0%) △베트남 377명(6.8%) 등이 뒤를 이었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