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망국의 과정을 애틋한 로멘스와 함께 그려내며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주인공 ‘애기씨’로 분한 여배우 김태리는 주권을 잃어가는 나라에서 사랑까지 포기하며 나라와 민중을 위해 삶을 바치는 여인으로, 애잔하게 배우 이병헌과 호흡을 맞추며 찬사를 받았다. 이 드라마가 그녀의 인생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며 이제는 일약 대스타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다.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를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하더니 박종철·이한열군의 이야기를 다룬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에서는 방관자에서 점차 사회에 외침을 더해가는 ‘연희’역을 연기하며 배우로서 대중에 각인 돼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출연한 또 하나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자신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맞닥뜨린 이 시대 젊은이들이에게 소소한 힐링을 선사하며 다시금 조명 받고 있다.
특히 영화 중 배우 김태리와 유준열의 대사는 젊은이는 물론 전 연령대의 관객에게도 공감과 함께 여운을 남긴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온 유준열에게 김태리가 이유를 묻자 “생각보다 회사에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더라. 다른 사람이 결정하는 인생은 살고 싶지 않아”라고 얘기한다. 말 그대로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얘기이긴 하지만 참 대리만족 충만한 대사가 아닐 수 없다.
청년들은 젊다는 이유만으로 꿈꾸는 희망으로 미래를 그려갈 특권 같은 것이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이 취준생이건 공시생이건 또는 창업, 귀농의 길을 걷고자 하든지 간에 말이다.
주목할 것은 경제·산업의 생태계가 세계 어느 나라의 젊은이보다 흥이 많고 창의적인 우리 젊은이들에게 유리하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AI, 스마트팜, 한류 문화콘텐츠 같은 왠지 우리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야들의 성장세가 미래 먹을거리로 다가오고 있고, 또 그 분야에 도전하는 우리 젊은이가 많아지며 정부의 지원 의지가 더해져 조금씩이나마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다. 정부는 창업 인규베이팅, 엑셀레이팅, 멘토링, 공간지원 등 청년들의 창업지원을 위해 앞으로 3년간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하고, 창업자들의 경제자립과 창업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런 정책들이 현장 적재적소에 반영되고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
인구 125만명의 북유럽 작은 국가 에스토니아 칼률라이드 대통령이 10일 우리 국회에서 ‘디지털 국가혁신’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최근 미래혁신과 관련해 많은 주목을 받는 에스토니아는 정부 주도로 국가 디지털혁신을 이끌어 왔으며, 이미 2000년부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정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2005년에는 전자투표를 실시한 나라다. 또 올해부터는 디지털영주권을 통해 누구나 직접 가지 않고도 에스토니아에서 사업체를 꾸려 온라인만으로 행정업무는 물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이미 150여 개국에서 3만명이 넘는 사람이 디지털 영주권을 받았다. 이런 정부의 혁신이 시장을 이끌며 많은 스타트업 기업과 예비창업 젊은이들이 수도인 탈린에 ‘탈린밸리’를 형성케 했다. ‘10년 뒤의 혁신을 알려면 에스토니아를 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다.
혁신성장과 규제철폐, 적폐청산을 부르짖는 우리정부가 눈여겨 볼 일이다. 보이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지원책이라면 있으나 마나 한 것임을 새겨야 할 것이다.
꿈을 실현한 배우 김태리를 응원하며, 그녀가 ‘리틀 포레스트’에서 “나만의 작은 숲을 찾아야겠다”던 대사처럼 젊은이들이 그들만의 숲을 찾아 위안 받고 희망을 꿈꾸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