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연구]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통일금융 중심축 역할 기대
[CEO연구]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통일금융 중심축 역할 기대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10.10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국제금융전문가로 정평이 난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취임 1년을 맞이한 가운데 통일금융을 지향하는 중장기 계획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다.

남북 관계가 하루가 다르게 진척됨에 따라 남북경제협력 사업이 탄력을 받자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에 대한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짐과 동시에 은 행장의 리더십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수출입은행은 남북경협 사업 지원을 위한 자금을 운영·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남북경협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사업이 본격화 되면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협사업이 본격적인 물꼬를 틀며 각 정부부처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금줄의 일부를 맡게 될 수출입은행이 주도권을 쥐고 진두지휘 할지 여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북협력기금은 남북한 주민왕래, 교역 및 경제협력을 촉진시킨다는 명목으로 제정된 남북협력기금법에 따라 조성된 대북정책 자금으로 1991년부터 수출입은행이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30년 가까이 운용하고 있다.
 
그동안 수출입은행이 남북경협사업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0여년간 남북 간 교류가 단절된 기간 동안 수출입은행은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에 보험금을 지급하며 사실상 남북협력본부로서의 기능을 유지해왔다.

남북관계가 해빙모드로 전환된 최근에는 제8차 남북협력 자문위원회를 개최해 수출입은행의 역할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기금마련 방안을 검토하는 등 남북경협 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현재 1조원 수준인 남북협력기금을 확대하기 위해 통일부 등 관련부처와 논의 중이다. 북한개발 신탁기금 등 새로운 성격의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총 14조2000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이 누적돼 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올 한해 1조6182억원에 달하는 남북협력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3차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경제·문화 부문에서의 다양한 협력사업이 구체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협력기금의 집행규모는 이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앞으로 남북협력기금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다”며 “대북 경제협력과 개발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수행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 행장은 해빙기 모드로 남북관계가 급반전되자 발빠르게 남북경협 관련 인력·조직 부문을 강화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초 수출입은행의 북한·동북아연구센터는 기존 3명에 그쳤던 인력을 충원해 최근 10명으로 확대했다. 이 가운데 2명은 박사 학위를 보유한 북한 전문가로 외부 인력이다. 수은은 내년까지 추가로 연구 인원을 보강해 센터 인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지난 7월 발표한 비전 2030에는 수출금융과 대외경제협력기금, 남북협력기금이 삼각 축이 돼 글로벌경제협력 은행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은 행장은 “수출입은행의 대북협력 경험과 해외인프라 프로젝트 지원 경험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국제금융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대북경제 협력의 새 토대를 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대외변수로 인한 리스크에 쉽게 흔들리는 남북경협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섣불리 남북협력기금을 확대하거나 구체적인 지원안을 내놓는 건 시기상조라는 점을 염두 해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준비는 하고 있지만 큰 방향만 잡고 있을 뿐 구체적인 지원안이 정해지지는 않았다”며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풀리는 양상에 따라 남북 경협 관련 사업의 추이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은 행장은 수출입은행 혁신안을 통해 2020년 말까지로 예고했던 조직 관리자 10% 감축을 올해 말까지 끝내고 2030년 연간 이익을 1조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표방하고 있다.
 
은 행장은 “부실 방지와 쇄신을 위한 자구 노력에 맞춰져 있던 경영 목표를 국민들이 몸으로 느끼는 질 높은 정책금융 서비스 제공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출입은행이 우리 기업들에 적합한 해외사업 개발에 직접 나서는 한편 해외사업 수주를 위한 맞춤형 금융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정책금융 역할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연 이익을 1조원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