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석방…롯데그룹 어디서부터 움직일까
신동빈 회장 석방…롯데그룹 어디서부터 움직일까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0.07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 비전 실행 원년’ 다짐 재가동…동남아·미국·유럽 M&A 재추진
호텔 롯데 등 비상장사의 상장…준법경영위원회 등 지배구조 재편도
월드타워 면세점 ‘뇌물’ 꼬리표 뗄 수 없어…대법원 판결까진 기다려야
지난 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오다 취재진에 둘러 싸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오다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음에 따라 그간 멈춰있던 롯데그룹의 시계도 다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상반기 대기업 그룹의 대규모 투자계획이 롯데에서도 나타날지 주목된다.

신회장은 올해 초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4개 사업군(BU) 부회장,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사장단 회의에서  "2018년은 뉴 비전 실행의 원년"임을 선포했다. 크게는 핵심역량 강화와 비핵심사업 축소, 글로벌 사업 확대로 지속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하겠다는 포부였다.

하지만 지난 2월 징역형 이후 뉴 비전은 진행되지 못한채 멈춰 있었다. 신 회장은 석방 후 1년 가까이 늦어버린 뉴 비전 실행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멈춰버린 M&A를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사업과 베트남·인도네시아의 제과·유통업체, 미국·베트남 호텔 체인, 유럽 화학업체 등 다방면으로 추진해온 M&A가 현재 불확실하다. 신 회장은 구속으로 중단된 10여건, 11조원 규모의 M&A를 재검토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롯데그룹 ‘왕자의 난’ 이후 불거진 지배구조 개편도 신 회장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국내 계열사들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가 일본 주주 지분율이 절대적이라 롯데의 국적 논란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 한·일 양쪽의 가교이자 수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던 신 회장이 나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 7월 롯데정보통신 상장 이후 진행되지 못한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등 국내 주요 계열사들의 상장도 재추진 돼야한다. 또 2016년 10월 경영비리 검찰 수사 직후 발표했던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 신설, 과거 정책본부 축소 재편 등도 이번 기회를 맞아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좀 더 두고봐야 할 상황이다. 이번 항소심에서도 면세점 관련 뇌물이 대가성을 인정 받음에 따라 롯데가 특허를 유지하더라도 세간의 인식은 나쁠 수밖에 없다.

다만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뇌물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뇌물 공여 이후 면세점 정책이 롯데에 특별히 유리하게 집행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함에 따라 특허 취소가 즉각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졌다.

관세청도 이번 판결 내용을 참고하지만 판결 내용만으로 결정을 내리진 않겠다는 입장이라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려 본 후 최종적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