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시간게임 하지 않을 것… 비핵화는 장기적으로 봐야"
장기전 대비하는 듯한 발언… 북미 힘겨루기 예고한 것일 수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방북할 예정인 가운데, "시간게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비핵화 시간표'를 접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국무부 브리핑에서 "우리는 (비핵화가) 빠른 시간 안에 이뤄지길 바라지만 시간 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정확하게 옳은 말"이라고도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특정 시한을 제시한 것은 아니라며 한 발 빼면서 장기전에 본격 대비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시한에 쫓겨 졸속 합의를 하기보다는 북한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고 협상의 주도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서두를 것이 없다"며 수차례 언급해왔다.
비핵화 협상이 어쩔 수 없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현실적 배경도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사찰'과 '검증'을 둘러싼 양측간 힘겨루기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이것(비핵화)은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문제로, 수십 년 간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면서 "우리는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 동안 이뤄진 것보다 더 많은 진전을 이뤄냈고 우리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상황에서 그렇게 했다"고 강조한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자칫 여론 등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시한을 맞추지 못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이 앞서 북한의 비핵화 시한으로 2021년을 언급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평양회담에서 나눴던 말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는 비핵화 이행의 당사자인 김 위원장과 중재자인 문재인 정부를 대상으로 조속한 비핵화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외에도 폼페이오 장관은 다가오는 4차 방북에 대해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했던 약속을 더 진전시킬 수 있는 또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낙관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와 중국이 제재 해제 시기로 언제가 적절한지 논의하자고 하긴 했지만 지난주 유엔총회는 대북제재를 만장일치로 지지했다"며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도 또다시 강조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4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통해 비핵화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이번 방북을 통해 북미 양측은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비핵화 문제 관련 보다 구체적인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