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지는 지갑, 가계빚 부담 '역대 최고'
얇아지는 지갑, 가계빚 부담 '역대 최고'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10.0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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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집계 DSR 12.2%…17개국 중 상승폭 최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벌어들인 소득 중 쓸 수 있는 돈보다 빚 갚는데 나가는 원리금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가계의 빚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1분기 한국 가계 부문 DSR(Debt service ratios·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12.2%로 전 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DSR은 특정 기간에 갚아야 할 원리금이 가처분소득과 견줘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가계부채의 위험 지표로 해석된다.

DSR이 높을수록 소득과 비교해 빚 상환 부담이 크다. 가계 부문의 DSR은 통계 작성 초기인 1999년∼2000년엔 8∼9%대였다가 서서히 상승, 2010년 말 12%대에 진입했다.

2013년 11%대로 다시 내려와 수준을 유지했으나 2016년 1분기 11.2% 이후 꾸준히 상승세다. 올해 1분기 DSR은 2011년 2∼4분기 기록한 사상 최고치(12.2%)와 같은 수준이다.

국가별로 기준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한국처럼 DSR이 최근 이같이 상승한 곳은 찾기 어렵다. 최근 2년간 DSR 상승 폭을 보면 BIS 통계가 있는 17개국 중 한국이 1%포인트로 가장 컸다. 2위인 노르웨이(0.7%포인트)를 포함해 절반이 채 되지 않는 8개국만 DSR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7개국은 DSR이 떨어졌고 2개국은 수준이 변함없었다.

한국 가계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은 가계부채의 규모가 커지고 금리가 오르며 원리금은 커지지만 소득은 그만큼 증가하지 못해서다. 금융당국의 각종 대출 규제에 힘입어 가계신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두 자릿수에서 떨어져 올해 1분기 8.0%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계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15년 3분기 이후 0∼1%대에 그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1년 전보다 0.3% 소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올리고 올해에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잔액 기준)는 1분기 3.46%로 2015년 3분기(3.46%) 이후 가장 높았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