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 군 관련 일정만 세개 소화… 靑 "자주국방 실현 철학 반영"
文대통령 "평화는 우리의 힘 바탕 될 때 지속… 우리 군 저력 믿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 등 숨가쁜 일정을 마치고 공식적으로 업무에 복귀한 첫 날 하루 동안 군 관련 일정만 3건을 소화하며 '강한 국방'에 대한 신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군의날인 1일 ·25 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유엔군 참전용사와 유공 장병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국군의날 경축연을 열었다.
오후에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70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세 차례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과는 별개로 강한 국방을 강조하며 안보불안을 잠재우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에 참석해 6·25전쟁 국군 전사자의 유해를 직접 맞이했다.
이날 봉환한 64위 국군 전사자 유해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의 함경남도 장진, 평안남도 개천지역 등에서 북미가 공동으로 발굴한 유해 중 미국 하와이에서 한미가 공동으로 감식한 결과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유해로, 68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별도의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으나 64위에 일일이 6·25 참전기장을 수여하는 등 각별히 예를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군의날 경축연의 경우, 지금까지오전에 열린 기념식과 연계된 오찬이 청와대에서 별도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축연에서 문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한 국방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힘이 있고, 우리를 지킬 수 있는 자신감이 있을 때 평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에서 군사분야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국토수호에 대한 우리 군의 (강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평화를 만드는 원동력은 강한 군이며, 강한 군대를 뒷받침하는 힘은 국민의 신뢰"라며 "지금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은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강한 군대가 돼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일"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오후에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서도 문 대통령은 "평화는 우리의 힘이 바탕이 될 때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힘을 통한 평화는 군의 사명이며, 평화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강한 군대"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우리 군의 저력을 믿는다"며 "우리 군은 어떤 위협으로부터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것이며 우리의 땅, 하늘, 바다에서 우리의 주도하에 작전,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매주 열리는 수석·보좌관회의가 있음에도 군 관련을 빠짐없이 소화한 것을 두고, 자주국방을 중요시하는 소신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남북이 지난 평양정상회담에서 합의를 통해 군사적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약속했으나, 이와는 별개로 국군의날 행사를 몸소 챙기면서 강력한 안보가 평화체제 구축의 조건이라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루 일정 대부분을 군 관련 일정에 쏟았다"며 "자주국방을 실현하겠다는 평소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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