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난 의정부 BRT 사업… 실효성 '물음표'
반토막난 의정부 BRT 사업… 실효성 '물음표'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8.09.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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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BRT 4.4km만 운영… 당초 계획의 '절반'
"폭 좁다"… 국도3호선 대체 우회도로 사용불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경기 의정부 시민들의 서울 출퇴근 편리성 확보를 위해 추진되던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이 당초 계획과 달리 구간이 대폭 축소돼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시에 따르면 2007년부터 추진된 의정부 BRT는 교통망이 열악한 민락2지구에서 서울 출퇴근이 용이하도록 민락2지구 거주자들을 노선버스에 태워 지하철역까지 빠른 통행을 위한 사업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시가 내달 1일 만가대 입구∼호장교 BRT 4.4㎞를 개통한다고 발표하면서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시는 우회도로∼만가대 입구∼호장교∼지하철 도봉산역 8.6㎞에 BRT 건설을 공표하면서 민락2지구 입주민들이 지하철 1호선과 7호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시는 애초 계획의 절반가량 토막난 4.4km만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도 3호선 대체 우회도로 구간의 관리청인 국도유지사무소의 반대에 따른 것이다. 국도유지사무소는 호장교~도방산역의 도로 폭이 좁다는 것을 이유로 BRT 설치를 거절했다.

민락2지구에서 지하철 1호선 도봉산역까지는 노선 버스를 타고 일반 차로를 지나 BRT에 진입한 뒤 다시 일반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출퇴근시간대 국도3호선 대체 우회도로는 비교적 소통이 원활하지만 호장교에서 도봉산역까지는 상습정체 현상을 빚는다.

의정부의 BRT가 알맹이가 빠진 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의정부 BRT에 동승해 버스 차로를 개편하려던 인근 시의 계획도 재검토대상에 올랐다.

양주시는 옥정지구에서 민락2지구까지 10.3㎞에 BRT를 연결하려고 했으나 의정부의 BRT계획이 어긋나면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천시 계획 역시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시는 소흘읍 일대에 5037가구를 건설하며 교통대책으로 의정부 BRT를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의정부 BRT의 축소로 사실상 이용이 불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아쉽게도 BRT 구간이 절반으로 축소됐다"며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관련 기관과 지속해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hbj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