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뒤처진 한국…중국 ‘개방형 혁신’ 발목 잡힌다
자율주행 뒤처진 한국…중국 ‘개방형 혁신’ 발목 잡힌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9.3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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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상위 R&D 기업 중 중국 자동차업체 34개…한국 12개
ICT 연관 분야도 삼성빼면 뒤쳐져…기업간 제휴도 부족
(사진=산업연구원)
(사진=산업연구원)

선진국을 따라잡기 힘든 우리나라 자율주행차 기술이 개방형 혁신을 시도하는 중국까지 걱정해야할 처지에 몰렸다.

30일 산업연구원의 ‘중국 자동차산업의 혁신전략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EU가 발표한 세계 2500대 연구개발·투자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162개 자동차업체 중 중국 기업이 34개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2개며 이중 두 곳은 국내 산업분류상 자동차 부품업으로 분류하지 않는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포함돼 있다. 

산업연구원은 “기업당 평균 연구개발 비는 한국 3억3400만유로, 중국 1억5800만 유로로 우리나라가 높게 나타났지만 국내 기업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다양성이 취약한 문제가 있다”며 “부품업체만 비교할 경우 등재 기업수는 중국이 14개, 우리가 10개며 집약도는 중국이 3.36%, 우리가 2.04%로 국내 부품업체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육성을 위해 연관된 정보·통신기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2500대 연구개발·투자 기업 중 소프트웨어 및 통신, 전자전기기기 분야에 등재된 중국 기업수는 95개다. 텐센트와 바이두, 알리바바가 대표적이며 전자전기 소프트웨어분야 R&D에 104억1688만유로를 투자했다. 우리나라는 133억4984만 유로를 투자해 중국보다 높지만 이중 91%는 삼성전자의 몫이다.

산업연구원은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연관 산업 내 기업들과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 간 제휴는 매우 부진해 경쟁력 열위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기업간 제휴가 가장 활발한 곳은 중국 상용차 군집주행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제일기차다. 제일기차는 보쉬와 자율주행자동차를 공동개발 중이며 바이두와는 차량인터넷, 자율차, 클라우드 서비스분야 연구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보에기술그룹(BOE)과 TFT-LCD, OLED, IoV(Internet of vehicles) 스마트 시스템과 센서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다른 기업인 장안기차도 바이두와 자율주행자동차 기술개발과 차량인터넷(IoV) 통합을 공동 추진 중이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정부는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에서 자국 자동차업체들이 도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분산된 정책과 핵심역량을 보유하지 못한 채 협력을 등한시하고 있는 국내 산학관이 경각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고 밝혔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