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5일 방미 일정 마치고 귀국… '2차 북미정상회담' 본궤도에 올려놔
트럼프 "김정은과 두 번째 회담할 것"… 폼페이오 "10월 이후 될 가능성"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당위성 호소… 한미FTA 정상 공동성명도 성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27일 밤 귀국한 가운데, 최대 성과는 북미정상회담을 본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20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지 사흘 만에 뉴욕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하는 등 3박5일간 '한반도 비핵화' 중재 역할을 마치고 이날 밤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방미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한미·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연내 종전선언 달성이라는 비핵화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을 키웠다.
한미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조속히 끝내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머지않아 김 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며 2차 북미회담 개최 의사를 공식화 했기 때문이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회담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걸 이룰 수 있는 올바른 여건을 확실히 충족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정상회담이 10월에 열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후 어느 시점이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며 10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회담을 조율하기 위해 내달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의 중간선거(11월6일) 이전에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빅딜'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북미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문 대통령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킨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력을 상실해가던 북미 간 대화를 정상적인 궤도로 복원시켰다는 게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평했다.
향후 비핵화 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북미 양국으로 공이 넘어갔지만 최소한 논의 시작을 위한 필수조건을 채운 셈이다.
또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기간 전 세계를 상대로 한반도 평화의 당위성을 진정성 있게 호소했다는 평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호소했으며, 한일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동북아 평화에 필요한 북일 간 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모색했다.
또 이집트·칠레 정상 등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달성하는 데 진력하는 한국 정부를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핵화 협상의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이 대화 재개는 물론 비핵화 해법 마련의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일각에서는 북한의 '현재핵' 포기와 관련된 조치,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 등에 대해서는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디테일한 비핵화 진전은 보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에 한미 정상이 서명함으로써 다른 주요국보다 미국발 통상 압박을 잘 피해갈 수 있게 된 점 역시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성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24일 '한미FTA에 관한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하면서 "한미FTA 협정은 한미동맹을 경제 영역으로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