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제보' 대기업 불공정거래 2000건 넘었다
'익명제보' 대기업 불공정거래 2000건 넘었다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9.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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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위아, 대기업 중 신고건수 6건 ‘최다’
법률위반 290건 가운데 150건 조치완료
공정거래위원회 익명제보센터에 제보된 법률위반 신고내역.(자료=김정훈 의원실)
공정거래위원회 익명제보센터에 제보된 법률위반 신고내역.(자료=김정훈 의원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불공정행위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익명제보센터'에 접수된 신고건수가 2000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민원 등을 제외하고 하도급법 등을 위반해 신고된 사례는 290건에 달했다.

26일 김정훈 의원실(부산 남구갑)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익명제보센터'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지난 2015년3월 설립 이후 총 2112건으로 집계됐다.

'익명제보센터'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로 인해 피해를 당하더라도 보복을 우려해 신고를 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고 대상은 '하도급법'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다.

접수된 2112건 중 관련 법률 위반으로 신고된 건수는 290건으로, 13.7%를 차지했다. 이 외 나머지 접수 건수는 △단순 불만제기 △피제보자 불분명 △거래업체 선정 관련 △단순 민원 등으로 법률 위반과는 관련이 없었다.

'하도급법'과 '대규모유통거래법' 등 법률 위반으로 접수된 290건 가운데 조치가 완료된 건수는 150건으로 절반 남짓했다. 하도급법 위반과 관련된 제보 202건 중 123건이, 대규모유통거래법 위반과 관련된 제보 88건 중 27건만이 조치 완료됐다. 나머지 제보는 아직 실태조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하도급 분야에서 가장 많은 신고를 받은 대기업은 현대위아로, 법률위반 1건을 포함해 총 6건이 접수됐다. 이 밖에도 △삼성중공업㈜ △㈜포스코켐텍 △㈜포스코아이씨티 등이 하도급 관련 법률 위반으로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과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도 신고내역 상위에 올랐지만 법률 위반과는 관련이 없었다.

익명제보센터 접수된 하도급분야 신고내역 상위 10개 대기업 리스트.(자료=김정훈 의원실)
익명제보센터 접수된 하도급분야 신고내역 상위 10개 대기업 리스트.(자료=김정훈 의원실)

접수내역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해부터 신고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익명제보센터가 설립된 이래 △2015년 312건 △2016년 316건 △2017년 766건이 신고된 데 이어 올해 7월까지의 제보건수는 718건으로 집계됐다.

김정훈 의원은 "익명제보센터 구축 이후 3년 만에 제보건수가 2000건 이상이라는 것은 그 만큼 중소사업자들에 대한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며 "특히, 관련 법 위반 사항에 대한 조치완료 건수가 절반밖에 되지 않다는 것은 좀 더 효율적이고 신속한 실태조사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