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본격 '중재 역할'은 지금부터… 트럼프 설득 관건
文대통령, 본격 '중재 역할'은 지금부터… 트럼프 설득 관건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9.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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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한미정상회담 분수령… "남북회담, 북미 대화 재개 여건 조성"
美 "핵시설 폐기 환영한다… 북한 준비된다면 즉시 협상 참여 준비"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들고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예정인 가운데, 비핵화 중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오는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돌아온 뒤 곧바로 열리는 만큼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과 연내 종전선언을 위한 분수령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평양에서 돌아자마자 평양정상회담 프레스센터인 DDP를 찾아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9·19 평양공동선언'에는 없는 더 많은 논의를 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이 비공개 논의 내용과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내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회담에서 남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조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국 측은 남북회담 결과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요소들이 재확인된 것과 김 위원장이 공언한대로 핵시설들에 대한 폐기를 완료하겠다고 결단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것이 좋은 소식들이며, 이를 진전으로 인식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한국과 매우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지만 아직 면대 면으로는 만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내주 유엔총회 기간 이뤄질 한미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나워트 대변인은 "우리는 그들(북한)이 준비된다면 즉시 협상에 참여할 준비가 돼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북한이 영변 핵 시설 영구 폐기 등 후속조치 이행의 조건으로 '상응조치'를 요구한데 대해 "비핵화가 먼저"라며 '선(先)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나워트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사찰단에 관해 이야기했으며, IAEA 사찰단과 미국 사찰단이 사찰단의 일원이 된다는 건 공유된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의 이 같은 입장은 북미 협상 재개를 천명했지만 실제 대화까지는 북한의 진의 분석을 비롯, 실무적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군다나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감안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내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이 상당한 만큼 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실무급 회담에 큰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관측이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공동선언 발표 이후 리용호 외무상에 유엔총회 계기 회담을 제안한 만큼, 북미간 직접 접촉이 이른 시일 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백악관은 이미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한 사실을 소개하며 "조율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으로서는 평양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동력을 제공했다면, 내주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다리를 놓아야한다는 중대 과제를 안게 됐다.

이 결과에 따라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을 계기로 한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