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동물원 '퓨마 사살'에 비난 여론 쇄도… "동물원 없애라"
대전동물원 '퓨마 사살'에 비난 여론 쇄도… "동물원 없애라"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9.19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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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마 탈출사건 관련 국민청원 빗발쳐
사살된 퓨마 (사진=연합뉴스)
사살된 퓨마 (사진=연합뉴스)

대전동물원 사육장을 탈출했던 퓨마 1마리가 사살된 것을 두고 동물원을 폐지해달라는 등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퓨마 탈출의 빌미를 제공한 관계자를 처벌해 달라', '동물원을 폐지해달라'는 등 퓨마 탈출사건과 관련한 청원이 60여건 올라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탈출 퓨마가 끝내 사살됐다'는 기사에도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있는 상태다.

청원인과 네티즌들은 '퓨마를 사살하는 것이 최선이였는지', '당시 동물원과 수색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퓨마를 발견한 수색대가 마취총을 쐈으나 결국 풀렸고 이에 따라 사살 방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한 청원인은 "주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퓨마를 사살시켰는데 그게 과연 최선의 방법이었나 싶다"며 "마취총 한 번으로 안 됐다면 한 번 더 쏘고 생포할 수 있지 않았겠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동물도 하나의 생명체고 보호받아야 할 가치"라며 "동물원 측에서 관리소홀과 실수로 인해 퓨마가 탈출했는데 억울하게 사살된 것에 대해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특히 평생을 좁을 동물원 사육장에서 갇혀 있었던 퓨마가 사람의 실수로 비롯된 일에서 사살된 데 대한 안타까움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8년을 동물원 사육장에서 갇혀 있었던 퓨마는 멀리 가지도 못한 채 사살당했다"며 "인간의 실수로 죄 없는 생명이 죽었다"며 가슴 아파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을 폐지하거나 동물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원을 없애달라", "환경을 개선해달라" 등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 좁은 사육장에 갇혀 살며 스트레스를 받는 현실에 관해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물보호 전문가 역시 "사살보다 마취총을 더 발사했다면 어땟을까 한다"며 퓨마 사살 조치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대전동물원을 운영하는 대전도시공사와 소방당국 등은 "시민안전을 위해 사살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유영균 도시공사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안전을 위협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안타깝게도 일몰이 돼 매뉴얼에 따라 사살했다"며 말했다.

이어 그는 "포획하려 했는데 외부 경계가 2m나 돼 넘어갈 수 있는 높이여서 매우 위험했다"며 "대전시 감사관실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고 사실관계 확인한 뒤 그에 따른 책임을 엄중하게 책임 묻겠다"고 덧붙였다.

한 소방당국 관계자도 "퓨마가 재빨리 움직이는 데다 사람을 보기만 하면 도망가는 바람에 생포가 쉽지 않았다"며 "제때 생포하지 않을 경우 시민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어 숙의 끝에 사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관리소홀로 퓨마가 탈출하게 된 데 해당 동물원에 책임을 물어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위반으로 '경고'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 5시~5시 10분께 대전 중구 소재 동물원 사육장에서 8년생 암컷인 퓨마 1마리가 탈출했다. 이후 오후 6시 35분께 동물원 내 배수지 인근에서 수색대에 목격돼 마취총을 맞았다.

당시 수색대는 마취총을 맞은 퓨마가 의식을 잃기를 기다렸다가 생포한 후 동물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었지만, 퓨마가 마취 상태에서 3시간가량 도주하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현장에서는 퓨마의 도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취가 풀렸을 가능성을 점쳤다. 또한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 추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오후 9시 44분께 엽사에 의해 사살조치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