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심화…일부 우리기업엔 기회될수도
미·중 무역전쟁 심화…일부 우리기업엔 기회될수도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9.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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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美시장서 중국제치고 수출증가 가능"
미·중 간 1~3차 관세부과 현황.(자료=무역협회)
미·중 간 1~3차 관세부과 현황.(자료=무역협회)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3차 관세부과 계획을 발표해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한국무역협회는 '미국의 대중 3차 수입제재 현황' 자료에서 "미?중 간 무역 분쟁에 따른 우리나라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이번 조치는 다수의 소비재 등 우리의 대중국 투자기업의 수출 품목이 포함되어 있어 개별기업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 가운데 미국을 최종 귀착지로 하는 수출 비중이 5%에 불과해 국내 전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에서 가공해 미국으로 소비재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번 미국의 전체 제재 품목 중 소비재 1235개(21.5%)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무역협회는 "미국의 대중 제재조치로 인해 현재 미국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경합하고 있는 한국제품의 경우, 대미 수출 증가 효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미국의 대중제재 품목 가운데 한국의 대미 수출 상위 10개 제품을 분석해보면 인쇄회로 기계를 비롯해 냉장·냉동고, 타이어 및 자동차 부품 등이 중국제품과 경합 중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3차 대중 제재품목 중 한국의 대미수출 상위 10개 품목(단위:백만달러·%).(자료=무역협회)
미국의 3차 대중 제재품목 중 한국의 대미수출 상위 10개 품목(단위:백만달러·%).(자료=무역협회)

이 같은 진단을 종합하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국내 전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나 개별 기업의 품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미국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 규모 5745개 품목을 대상으로 3차 관세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관세부과 품목을 가공단계별로 살펴보면 중간재가 3854개(67.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소비재(21.5%), 1차산품(6.4%), 자본재(5.0%) 순이었다. 오는 24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중국도 이에 반발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5~10% 관세를 같은 날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저녁에는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앞서 2차례에 걸친 미국의 관세부과에 대해서도 중국은 동등한 수준으로 보복대응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2000억 달러 관세 부과조치에 중국이 보복관세에 나설 경우 2670억 달러 규모에 대해 추가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관세를 매기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중국은 3차 조치 이후 추가로 보복할 수 있는 금액에 200억 달러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대중 수입액은 5055억 달러였던 반면,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1300억 달러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자국에 투자한 미국기업 압박 또는 대미 수출금지 등 다양한 형태로 보복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강대강 대치로 인해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화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