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북정상회담, 北 의미있고 검증가능한 조치 희망"
美, "남북정상회담, 北 의미있고 검증가능한 조치 희망"
  • 박정원 기자
  • 승인 2018.09.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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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비핵화(FFVD) 약속 이행할 역사적 기회"
회담 결과 따라 비핵화·평화체제 프로세스에 영향 줄 듯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평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3차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의미있고 검증한 조치들로 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이 말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향한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행동들을 통해 싱가포르와 판문점에서 한 약속을 이행할 역사적 기회(historic opportunity)"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앞질러가지 않겠다"면서 구체적인 논평은 자제했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윗이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발언 기회가 있었으나, 남북정상회담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으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가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조치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미국이 그간 종전선언을 위한 선행 조건으로 '핵 신고 리스트' 제출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는 점을 미뤄, 이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행동 제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거론돼온 우라늄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의 가동중단 또는 불능화 등의 수준을 넘어 부분적으로나마 신고 리스트 제출이나 핵·탄도미사일(ICBM) 반출 등 핵 폐기를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서기를 거듭 촉구한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미국의 이날 메시지를 두고 자칫 남북 대화·협력의 속도가 비핵화의 진도를 훌쩍 뛰어넘을 경우 제재 이완 등으로 비핵화 동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한미간 공조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북한) 방문이 북한 정권에 대한 최대의 압박 노력을 약화할 것으로 우려한다"면서 "한국이 김정은에게 놀아나선 안된다"고 밝혔다.

만약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게 되면 '평양 남북정상회담→유엔총회에서의 한미정상회담→2차 북미정상회담'의 선순환 구조로 연결돼 연내 종전선언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반대인 경우, 북미간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공산이 커지는 것은 물론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회의론과 강경 대응론이 더욱 우세해질 수도 있다.

결국, 남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충족하는 결과물을 어느정도 내놓느냐에 따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재방북과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탄력 등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프로세스의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비핵화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할 당사자인 김 위원장으로서는 미국의 이러한 메시지에 어느정도 압박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jungwon9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