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에 '3차 관세 폭격'… 무역전쟁 격화 조짐
트럼프, 중국에 '3차 관세 폭격'… 무역전쟁 격화 조짐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9.1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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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천억달러 관세부과… 보복시 2670억달러 추가 관세
미중 타협안 도출 어려울 듯… 中 '맞불관세'로 반격 고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3차 관세 폭격을 강행했다.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전쟁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트럼트 대통령은 17일 성명을 통해 오는 24일(현지시간)부터 2000억달러(약 22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관세는 내년 1월1일부터 25%로 오르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개월 간 불공정한 행태를 바꾸고 미국 기업들을 공정하고 상호적으로 대하도록 촉구해왔지만, 중국은 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이번 조처를 설명했다.

이로써 미국은 중국 제품 2500억 달러에 대해 관세를 이미 부과했거나 앞으로 부과하게 된다. 이는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규모 5055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당초 트럼프 정부는 1097개 품목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해온 바 있다.

특히 미국이 이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한 2000억달러에는 각종 생활용품과 소비재 등을 대거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애초 예정된 6031개 품목 가운데 297개 품목은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제외했다.

제외된 품목은 관세부과로 '아메리카 퍼스트'를 오히려 저해할 것으로 판단된 품목이나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는 물품들이다.

미국의 간판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이 중국에서 제조해 들여오는 기기들, 건강을 위해 몸에 착용하고 신체변화를 측정하는 피트니스 트래커, 일상에서 흔히 소비되지만 미국 내에서는 고임금 때문에 만들기 어려운 자전거 헬멧, 유아용 식탁의자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이번 관세 결정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트럼트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27~28일 예정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의 무역협상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많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이 보복할 경우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무역전쟁이 오히려 격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보복할 시 추가로 2760억 달러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중국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된다.

이에 그간 '맞불관세'를 예고해 온 중국은 이번에도 반격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은 미국이 약점으로 배려하고 있는 부분들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러우지웨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주임은 16일 발전고위층포럼에서 공급사슬의 핵심 중간재와 원자재, 부품 수출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우 주임은 "이런 제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중국이 핵심 중간재 등의 수출을 끊으면 미국이 대체재를 찾는 데까지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방식은 중국내에서 중국의 대미 수입이 1539억달러(중국 통계국 기준· 미 상무부 기준은 1299억달러)에 그치는 점을 고려할 때 맞불관세 카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중국 업계에서는 정부가 자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대한 검열 강화 등의 수단을 이용해 미국에 보복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