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 등 경제인 평양행… 北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면담할 듯
향후 경협 여건조성에 주력할 듯… "경협 구체적 의제 언급 섣부르다"
문재인 대통령의 18일 평양방문에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총수 및 기업인도 동행하는 가운데, 이들의 남북 경제협력 성과가 주목된다.
17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 방북단에는 최태원 SK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포함됐다.
또 경협 기업을 대표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도 동행한다.
지난 2007년 정상회담 때에는 경제단체 대표가 없었으나 이번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경제인들이 다수 포함된 것은 북한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국정 중심을 경제발전으로 전환한만큼 국제사회와의 경제협력을 목표로 대화무대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 경제계 인사들은 남북정상회담 첫 날인 18일 리룡남 북한 경제 담당 내각부총리와 면담을 할 예정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경제인은 내각부총리와 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회간접자본(SOC)·자원개발·가전제품 생산·건설·에너지 등 다양한 경협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경제인들이 참가해 남북합의만으로 남북경협의 물꼬를 튼 바 있다.
다만 북한에 직접 투자를 하거나 물자·설비를 반입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오가기 보다는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앞으로 대북제재가 풀릴 경우 경협에 속도를 내는 여건 조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2000년과 2007년 회담 때도 대기업 총수가 여러 경제인과 방북한 만큼 (이번 기업인들의 방북도)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지금 어떤 (경협 관련) 구체적 의제를 이야기할 것인지 말하는 것은 좀 섣부른 것 같다"면서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여전한 '제재 정국'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했다가 자칫 대미사업 등에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
비핵화 협상 당사국인 미국은 북한과의 교류협력에 앞서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대북사업을 검토하는 데 대해 수차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경제인들의 방북동행이 남북회담 '구색맞추기'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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