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크게 증가… 추석 앞두고 근로자 '한숨'
임금체불 크게 증가… 추석 앞두고 근로자 '한숨'
  • 이현민 기자
  • 승인 2018.09.1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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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액 9993억원·피해 노동자 20만명 넘어
고용부, '체불임금 청산 기간'에 단속·예방 활동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다음주 추석을 앞두고 임금체불이 1년 전 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체불임금 청산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의 임금체불액(9993억원)과 피해 노동자 수(20만7159명)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5%, 9% 증가했다.

업종별 임금체불은 '제조업'이 41.6%로 가장 많았고, 이어 '건설업' 17.7%와 도소매·음식숙박업 12.5% 등 순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1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체불액 비중은 지난해보다 증가했으나, 소규모 사업장의 체불액 비중은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실제로 이 같은 임금체불은 심각했다.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내 한 정유회사의 하청업체 직원 130명은 올해 5~6월 두 달 치 임금 12억9000만원을 받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 7월 회사를 상대로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을 고발했지만,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상황만 점점 악화하고 있다.

현재 해당 업체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다가, 재하도급을 줘서 밀린 임금을 지불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재하도급받은 업체도 노동자들과 직접 계약을 맺은 관계가 아니라는 입장으로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의 생활비가 없어 경제적 사정까지 나빠진 이들은 일단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보낼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임금체불 상황은 강원도 한 하도급 업체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강원도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사용된 임시시설물 설치 비용 지급을 둘러싼 갈등과 각종 임금체불 문제로 잡음이 일고 있다.

강원건설노조는 지난 11일 강원도청에서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그랜드스탠드 공급 업체 소속 노동자들, 컨테이너를 판매·대여·운송한 하도급 업체 노동자들, 강릉역 차고지와 환승주차장 조성공사에 참여한 건설노동자들이 임금체불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임금체불액이 100억원을 넘고, 피해 노동자 수가 1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용부 관계자는 "자동차 등 제조업 및 건설업 부진과 부품제조 관련 업종의 불황이 임금체불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이달 3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체불임금 청산 기간'으로 정하고 단속·예방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현민 기자

hm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