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GS·포스코, 많이 벌어도 기부는 ‘쥐꼬리’
삼성·GS·포스코, 많이 벌어도 기부는 ‘쥐꼬리’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9.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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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상장사 기부금 2년새 14.5% 감소…“최순실 여파?”
(사진=재벌닷컴)
(사진=재벌닷컴)

삼성·GS·포스코 등 10대 대기업 상당수가 기부금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나 ‘쥐꼬리 기부금’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6일 재벌닷컴이 10대 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실린 기부금 내역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해당 기업들의 기부금 총액은 8381억800만원에 그쳤다. 2015년과 비교하면 1420억1800만원(14.5%), 2016년과 비교하면 1249억4200만원(13.0%)이나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부금 총액은 3472억3900만원으로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과 GS그룹의 최근 2년간 기부금 감소세가 가장 크다.  

삼성그룹 상장사의 기부금 총액은 2015년 5324억2000만원에서 지난해 3031억300만원으로 2년 새 2293억1700만원(43.1%)이나 줄었다.

GS그룹도 같은 기간 77억3800만원에서 50억6800만원으로 34.5% 줄였고, 포스코도 536억300만원에서 447억9400만원(16.4%)으로, 현대차그룹 또한 1122억7600만원에서 967억9600만원(13.8%) 삭감했다. 

재벌닷컴은 해당 기업의 기부금 감소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기업이 기부금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자 이사회 의결 등 절차를 대거 강화한 영향이라는 것.

그러나 되레 기부금이 늘어난 기업들도 있다. LG그룹의 기부금은 같은 기간 314억7900만원에서 835억8200만원으로 배 이상으로 늘었고 SK그룹도 1456억600만원에서 2039억8000만원으로 40.1% 증가했다. 이밖에 한화와 농협의 기부금도 늘었다.

특히 기부금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삼성·GS·포스코 3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크게 늘어 ‘쥐꼬리 기부금’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는 53조6450억원을 기록했다. GS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1% 증가한 2조71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포스코 역시 작년 영업이익 4조 62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6년간 최대 규모로 2016년과 비교할 경우 62.5%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과 사회적 책임인 기부금 규모는 반비례하는 셈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기부금 행보는 기업 이미지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