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모두 힘 합쳐 나가야”
“어렵지만 모두 힘 합쳐 나가야”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11.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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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경제위기 대통령 책임 아니다 세계적 위기 상황”
“인사 문제로 흔들기 보단 여건 성숙토록 기다려주는 것”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30일 “어려운 때일수록 사회에 훈훈한 온정이 흐르도록 같이 마음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옛 수도여고 운동장에서 열린 김장 담그기 행사에서 ‘경제가 어려운데 국민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구에 “지금 너무 어렵지만 모두 힘을 합쳐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기자들이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서로 자주 만나 힘을 합쳐야 한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묻자 “아이, 김장하러 와서 여기서 무슨 정치 이야기를 하고……”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또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에 대해서는 “당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좋은 안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 총리론 및 대북특사 파견론에 대해 사견임을 전제로 “오바마 당선인 뿐 아니라 대처, 루스벨트, 제퍼슨 등의 공통점은 위기상황일 때 상대 진영의 유능한 인재를 등용해 갈등 상황을 단합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이라면서도 “그것은 하나의 방법일 뿐 꼭 정답일 수는 없다.

이 대통령의 선택할 문제”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경제팀을 비롯한 내각 개편론에 대해 “지금의 경제위기는 대통령의 책임이 아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 상황이라는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인사를 바꾸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해서 그 부분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서울시장 등 큰 조직을 이끈 능력과 경험이 있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그 분이 정책을 잘 펴나갈 것”이라며 “인사 문제로 대통령을 흔들기 보다는 여건이 성숙되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계파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박 전 대표의 소신 자체가 계파 타파인데, 어떻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대립과 갈등 양상을 겪을 수 있겠느냐”며 “털끝만큼도 그런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연말 회동설에 대해 “이심전심으로 하는 것이지 꼭 드러내놓고 해야 하느냐”며 “그런 저런 주장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박 전 대표는 이미 수차례 밝혔듯이 ‘백의종군하고 대통령 임기 초반 동안은 대통령이 소신대로 일을 추진해나갈 수 있도록 조용히 있겠다’는 입장”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이날 김장 행사는 박 전 대표가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 방문자 800만 돌파를 기념해 마련한 이벤트에서 당첨된 한 지지자가 제안해 성사됐으며, 유정복, 진영, 이정현, 김선동, 손범규 의원 등 측근 의원들과 박 전 대표의 공식 팬 카페인 ‘호박가족’ 회원 1000여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행사에 앞서 800만 이벤트 당첨자와 만나 담소를 나눈 뒤 자신의 친필 사인을 담은 자서전을 전달하는 등 이들과 선물을 서로 교환했으며, 김장 담그기 행사 이후에는 인근에 있는 아동복지시설인 영락 보린원을 방문해 아동들에게 점심 식사를 직접 배식하고 쪽방촌을 방문했다.

박 전 대표와 호박가족 회원들은 즉석에서 만든 김치 1100포기와 회원들이 직접 지은 쌀 2500㎏을 이날 방문한 쪽방촌을 비롯한 230여가구에 이르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우 가족들에게 전달했으며, 후원금과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에게 기부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행사에 대해 “어느 때보다 뜻 깊은 김장담그기 행사였다”며 “어려운 분들이 겨울을 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직접 쌀농사를 짓고 직접 밭에서 배추를 뽑아 오늘 행사를 준비해준 호박가족 여러분 정말 수고 많았다”며 “쪽방촌에 계신 분들을 위해 김치와 쌀을 드리면서 우리의 마음과 사랑도 같이 전달했다”고 지지자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