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댓글공작' 조현오, 경찰 재출석… "여론 호도하지 말라"
'MB정부 댓글공작' 조현오, 경찰 재출석… "여론 호도하지 말라"
  • 박정원 기자
  • 승인 2018.09.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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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사실로 경찰 비난하면 적극 대응 지시한 것…정치공작 아냐"
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2일 경찰에 재출석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전 조 전 청장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조 전 청장은 이날 경찰청에 출석하면서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경우 적극 대응하라는 말을 공문으로 전국 경찰에 하달했고, 공개 회의 석상에서 공식적으로 지시했다"면서 "이게 어떻게 정치공작이고 여론조작인가"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에 "일부 일탈된 글을 언론에 흘려 여론을 호도하려 들지 말고 모든 댓글과 트윗을 공개하라"고 덧붙였다.

조 전 청장은 2010∼2012년 경찰청장 재직 당시 경찰청 보안국 등 각 조직을 동원해 온라인상에서 정부에 우호적인 댓글을 달게 하는 등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청 보안국은 차명 아이디(ID)나 해외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일반인을 가장해 각종 현안과 관련해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 4만여건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단은 윗선 지시를 받은 정보경찰관들도 가족 등 타인 계정을 이용해 민간인 행세하며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정부를 옹호하는 댓글 1만4000여건을 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조 전 청장은 댓글 지시는 인정하면서도 정치에 관여할 목적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앞서 조 전 청장은 지난 5일 경찰청에 소환됐을 당시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던 사람"이라며 "정치 관여를 지시한 바 없고 지시했다면 어떤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조 전 청장은 2009년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쌍용자동차 파업농성 대응 과정에서도 노동조합 비난 여론을 조성하고자 경기청 소속 경찰관들로 '인터넷 대응팀'을 꾸려 유사한 작업을 실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쌍용차 살인진압 설계자로 밝혀진 조현오 전 청장을 즉각 구속하고 살인진압에 대한 법적 책임을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jungwon9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