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험문제 유출 의혹' 수사 총력… "성적 비교·분석 중"
경찰, '시험문제 유출 의혹' 수사 총력… "성적 비교·분석 중"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9.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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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학교-학원 성적 비교·분석… 모든 의혹 면밀히 조사
관련자 휴대전화도 압수해 문제유출 흔적 있는지 검토 중
문제유출 의혹이 일은 서울 강남구 한 여자고등학교 (사진=연합뉴스)
문제유출 의혹이 일은 서울 강남구 한 여자고등학교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학교 문제유출 혐의를 확인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 지난 5일 이 학교 교장실과 교무실, 전임 교무부장 A씨 주거지, 강남의 한 수학학원을 동시에 압수수색해 A씨의 쌍둥이 딸 2명의 성적자료를 확보했다.

문제유출 혐의를 주범이자 쌍둥이의 부친인 A씨는 처음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지자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딸이 수학 크리닉과 교정을 받아 성적이 오를 수 있었다'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제기했던 학부모들은 'A씨 자녀가 수학학원에서는 낮은 레벨인 반에 다녔다'고 주장했다.

해당 수학학원은 학교 내신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학원으로 주변 학부모 사이에서 정평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원에서의 레벨이 곧 학교 내신과 동일한 수준으로 연결되는데, 학원에서는 낮은 레벨인 쌍둥이가 학교에서 전교 1등에 오른게 어불성설이라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이에 경찰은 학원가에 제기된 모든 의혹을 면밀히 조사하는 한편 A씨 쌍둥이 딸의 학교 성적과 학원 성적의 변화 추이를 비교 분석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정황 증거로 삼을 계획이다.

A씨의 주장대로 열심히 공부해 학교 성적이 올랐다면 학원 성적도 그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승 폭을 보였어야 상식적이라는 판단이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경찰은 문제유출 정황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갖고 A씨를 추궁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이 학교와 A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A씨와 전임 교장·교감·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4명의 휴대전화와 함께 쌍둥이 자매의 휴대전화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에 문제유출 관련 흔적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으며, 통신기록 압수수색 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이 학교 시험문제 유출 의혹은 지난 7월 중순 학원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교무부장인 A씨가 2학년인 쌍둥이 딸 2명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했고, 유출된 시험문제를 미리 본 두 딸이 문·이과 전교 59등, 121등에서 5등을 거쳐 1등을 했다는 내용이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청은 감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문제유출 물증을 확인하지 못해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지난달 31일 수사에 착수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