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 공사장 '지반 침하'… 인근 유치원 건물 '기우뚱'
상도동 공사장 '지반 침하'… 인근 유치원 건물 '기우뚱'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9.0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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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막이 붕괴…유치원 인근 주민 38명 긴급대피
전문가들 "지지력 회복 불가능 철거 불가피"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위태롭게 서 있다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위태롭게 서 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한 다세대주택 공사장에서 지반이 침하돼 인근에 있던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동작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22분께 동작구 상도동의 다세대주택 공사장 흙막이가 붕괴하면서 축대가 부러져 가로·세로 50m 크기의 지반 침하(땅 꺼짐)이 발생했다.

지반이 침하되면서 공사장 인근에 있던 지하1층, 지상3층짜리 상도초 병설 유치원이 기울어졌다. 최초 측정 당시 5도 기울었던 상도유치원은 현재 10도에서 멈춘 상태다.

사고가 난 다세대주택 공사장은 최근 폭 50m에 높이 20m짜리 흙막이를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으나 이날 사고로 전체 폭 중 40m가량이 무너져 흙이 쏟아졌다.

흙막이는 지반을 굴착할 때 주위 지반이 침하·붕괴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세우는 가설 구조물로 구조물의 형태에 따라 옹벽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공사장과 인접한 상도유치원을 떠받치던 지반의 흙 일부가 흙막이를 뚫고 공사장으로 쏟아지면서 유치원이 중심을 잃고 기울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반 침하 당시 공사장과 유치원 인근에는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위태롭게 서 있다.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위태롭게 서 있다.

동작구청과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7일 현장을 통제하고, 유치원으로부터 50~60m 범위에 있는 주민 22세대 38명을 인근 6개 숙소로 분산 대피시켰다.

소방관 44명과 구청 공무원 55명, 경찰 30명 등 총 148명은 현장에 출동한 상태이며, 소방차 14대와 구청 차 10대, 경찰차 4대를 비롯해 34대의 차도 현장에 투입됐다.

아울러 당국은 유치원 건물의 전기와 수도, 가스를 차단하고 추가 사고에 대비했다.

구청과 소방당국은 유치원의  기울기가 10도에서 더 기울지 않을 것으로 내봤지만, 전문가들은 건물이 이미 심하게 파손됐고 지반의 지지력을 회복할 수 없어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의 한 관계자는 "기울어진 건물의 기둥이 다 파괴돼 사용 불능 상태"라고 말했다. 기술공단의 한 관계자 역시 "한 쪽이 무너지면 기초 지지력이 상실됐다고 본다. 복구하는 건 힘들다"라고 말했다.

구청과 소방당국은 토질건축 전문가의 정밀 분석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추가 붕괴 가능성을 최종 판단한 뒤 철거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