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부정부패·정경유착 제일 싫어하는 것… 치욕적"
이명박 "부정부패·정경유착 제일 싫어하는 것… 치욕적"
  • 이현민 기자
  • 승인 2018.09.0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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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진술서 결백 주장… "현재 사는 집 한 채가 전 재산"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등으로 징역 20년을 구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고 경계하며 살아온 저에게 너무나 치욕적"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에 벌금 150억원, 추징금 약 111억원을 구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개인적으로 저지른 잘못이 있다면 응당 스스로 감당해야겠지만 대통령으로서 한 일도 정당하게 평가돼야 할 것"이라며 "이 재판이 국내외에 미치게 될 영향을 고려해 국민께 직접 소명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세간에서 샐러리맨의 표상으로 불릴 만큼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받았고, 대통령을 지냈기 때문에 돈과 권력을 부당하게 함께 가진 것으로 오해할 수는 있다"면서 "그런 상투적 이미지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부당하게 돈을 챙긴 적도 없고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탐한 일도 결코 없다. 젊은 날 학생운동에 앞장섰다가 감옥에 가기도 했지만, 불의에 타협하거나 권력에 빌붙어 이익을 구하지 않았다"면서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상은) 형님이 33년 전 설립해 아무 탈 없이 경영해왔는데 검찰이 나서서 나의 소유라고 한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며 "그들이 사실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진술할 수밖에 없었는지 밝혀질 때가 언젠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뇌물을 대가로 이건희 회장을 사면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으로 저를 기소한 것에는 분노를 넘어서 비애를 느낀다”며 “재임 중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재벌 총수 한사람도 독대하거나 금품을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제 재산은 현재 사는 집 한 채가 전부이고, 검찰에서 두는 혐의는 알지 못한다”며 “제게 덧씌워진 이미지의 함정에 빠지지 마시고, 살아온 과정과 문제로 제기된 사안의 앞뒤를 명철히 살피면 이를 꿰뚫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도 "정치보복이 반복되면 독재국가가 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재판부는 내달 5일 오후 2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이현민 기자

hm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