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소송개입' 곽병훈 전 靑비서관 검찰 소환
'강제징용 소송개입' 곽병훈 전 靑비서관 검찰 소환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09.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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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재판관여' 의혹을 받는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제징용 재판관여' 의혹을 받는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의혹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곽병훈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6일 곽 전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날 조사에서 검찰은 곽 전 비서관을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민사소송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김영재 원장 측의 특허소송에 관여한 경위와 윗선의 지시 여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곽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56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그는 혐의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아는 대로 성실히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는 답만 반복했다.

판사 출신인 곽 전 비서관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근무했다.

검찰은 이 시기에 곽 전 비서관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법원행정처가 의견을 조율하는 데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곽 전 비서관은 징용소송을 전원합의체에 넘기고, 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던 기존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외교부에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와 법원행정처가 강제징용 재판을 일단 지연시킨 뒤 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했다.

실제로 당시 외교부는 여론 등을 이유로 시기를 미루다 2016년 11월 법리적으로 우리나라에 불리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곽 전 비서관은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이 지연되자 청와대의 의중을 전달하며 외교부를 압박한 것으로 의심된다.

아울러 곽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용시술을 담당한 '비선의료진' 김영재·박채윤 부부의 특허 소송 관련 정보를 넘기는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법원행정처는 당시 소송 상대방을 대리한 법무법인의 특허사건 수임 내역과 순위 등을 불법적으로 수집해 법무비서관실에 넘겼다.

검찰은 이런 의혹을 규명할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3일 곽 전 비서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전날 기각되자 곧바로 그를 소환했다.

검찰은 이날 강제징용 및 비선의료진 소송 관련 의혹에 연루된 곽 전 비서관을 상대로 강도높은 조사를 실시한 뒤 박 전 대통령 등 윗선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갈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옥중 방문조사 방침도 밝힌 바 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