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만성질환 관리, 소득별 계층화 '심화'
우리나라 만성질환 관리, 소득별 계층화 '심화'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9.0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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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연구팀 조사 결과… 전반적인 관리 질 높아져
(사진=아이클릭아트)

우리나라 성인인구가 고혈압, 당뇨병, 신장병 등의 만성질환 관리를 잘하고 있지만 소득수준에 따른 계층화는 오히려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장내과 구호석·황수빈 교수팀은 2010∼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남녀 2만8759명을 소득수준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적으로 '만성질환을 적절히 잘 관리하는 비율'은 2015년 56.7%로 2010년 40.4%보다 16.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향상됐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소득수준에 따라 각각 살펴보면, 소득이 가장 낮은 그룹(하위 25%)에선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는 비율이 2010년 41.2%에서 2015년 54.1%로 12.9%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소득이 가장 높은 그룹(상위 25%)은 같은 기간 42.4%에서 59.7%로 17.3%포인트가 늘었다.

전반적인 만성질환 관리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하위그룹과 상위그룹의 격차가 2010년 1.2%에서 2015년 5.6%로 더 벌어진 것이다.

이는 고혈압보다 상대적으로 당뇨병과 신장병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격차가 벌어진 원인으로 저소득층의 필수의료 이용 부담이 증가한 것을 꼽았다.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 1인당 월평균 진료비가 10만원이 넘고, 65세 이상에서는 월 30만원 이상인 점으로 볼 때 월소득 15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호석 교수는 "만성질환은 초기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인한 전체 의료비 상승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