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에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내용은 교섭단체 대표연설로서는 부적절한 내용 일색이었다.
국회는 입법기관일 뿐 아니라 국민의 대의기관이다. 정당별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추구하는 정치적 이념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 품격은 지켜져야 한다. 이날 김 대표의 발언은 국회의 품격은 물론이거니와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존재이유까지 의심케 했다.
김 원내대표는 평소 주장대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공격적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일자리고갈·세금중독은 우리 경제의 ‘불(火)의 고리’라고 진단했다. 이어 마이클 잭슨의 ‘문 워킹’에는 박수와 환호 갈채가 쏟아지지만 문재인정권의 경제 헛발질 ‘문 워킹’에는 탄식과 절규가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소득주도성장은 반(反)기업, 반(反)시장정서가 낳은 한국경제 ‘눈물의 씨앗’이라면서 국민을 현혹하는 ’보이스피싱‘인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청와대와 끝장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개각에 대해서는 ‘통계청장 찍어내기’로 규정하면서 문재인정권이 통계청을 ‘소득주도성장 치어리더’로 만들려 한다고 힐난했다.
김 원내대표의 비난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국민이 바보인가. 이게 나라인가’라면서 문재인정권은 ‘적폐청산쇼’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며 ‘이 교활한 국정 운영에 국민들은 치를 떨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제1야당의 공식적인 대표연설로는 낙제점 수준이다. 이날 연설을 분석해보면 자유한국당이 비판과 비난조차도 구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빠져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게 한다.
만일 김 원내대표의 발언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기 위한 ‘말의 잔치’였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 과오를 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당초 지적한대로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은 성장론이 아닌 소득분배론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경제성장을 위해 아직 대기업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얘기 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라리 보수정당의 시각에 좀 더 솔직하고 당당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다.
정부와 여당이 진보적 성향을 지녔다고 온 나라가 모두 진보적 시각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비록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보수의 가치를 존중하고 지켜가는 국민도 저기 않다. 자유한국당은 그런 보수적 성향의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역할을 다하면 된다. 그것이 존재이유다.
보수진영의 마지막 자존심마자 무너뜨리는 경박한 언사로는 이들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