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李대통령 남북관계 의도적 파탄”
DJ “李대통령 남북관계 의도적 파탄”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11.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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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정부 시절의 ‘통미봉남’ 상태 맞이할 수 있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27일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내고 있다”며 “성공 못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는 무슨 수로도 (북미 관계개선을) 역행하지 못한다.

만약 역행한다면 김영삼 정부 시절의 ‘통미봉남’ 상태를 맞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승흡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미간에 관계가 개선되는데 어떻게 이명박 정부가 북한과 다투겠나”라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우리 할 일을 제대로 해서 지지율이 올라가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도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보수단체의 삐라(전단지)살포 문제에 대해 “상호 비방을 하지 않기로 남북이 약속했는데 우리가 약속을 안 지킨 것”이라며 “정부는 비방을 안 하고 민간은 비방을 해도 된다는 게 합의인가. 사람 우롱하는 얘기와 같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지금 흐름을 보면 10년 전의 시대로 전체 흐름이 역전되는 과정”이라며 “우리 앞에 놓인 문제는 크게 ▲민주주의 위기 ▲경제위기와 서민고통 ▲남북관계 문제”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만 절망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국민은 이미 이승만 독재,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 등 세 독재 정권을 좌절시켰고, 이제는 그 누구도 독재에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국민 전체가 지식인이 됐다는 말이 있는데, 이런 국민 앞에서 독재가 있을 수 있나. 일시적 반동은 있겠지만 절대 후퇴는 없다”며 “민노당과 민주당이 시민사회단체 등과 손을 잡고 광범위한 민주연합을 결성해 역주행을 저지하는 투쟁을 한다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부시 미 정부의 실패는 신자유주의 정책, 감세, 규제 해제로 시장조절에 실패한 데 있다”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는 아래층(서민)에 혜택을 주는 정치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돈을 푸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그 돈이 가진 자들의 손으로 가느냐, 밑으로 가느냐다”라며 “비정규직 고용 문제, 기초생활보장 등으로 들어가야 한다.

재정 적자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강기갑 대표는 이에 대해 “속에서 천불이 날 정도로 답답한 심정”이라며 “국민의 고통을 봐야한다는 게 괴로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차분하게, 긴장을 풀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