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한 세월호 분향소, 마지막 인사 후 정리
팽목한 세월호 분향소, 마지막 인사 후 정리
  • 고재태 기자
  • 승인 2018.09.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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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족협의회, 진도군민과의 약속 이행
희생자 사진 유족 품으로… 일부 4·16 기억저장소서 보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전남 진도 팽목항에 마련됐던 ‘세월호 분향소’가 희생자, 유가족, 추모객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정리됐다.

4·16 세월호가족협의회는 3일 진도군과 함께 팽목항 분향소를 정리했다. 팽목항 일원에서 진행 중인 진도항 배후지 종합개발 공사와 국민해양안전체험관 건립에 차질이 없도록 분향소를 정리하겠다고 진도군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함이다.

유가족 30여명은 이날 오후 6시부터 팽목항 분향소에서 마지막 헌화와 분향, 묵념을 한 후 희생자의 사진을 하나씩 내렸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년 5개월, 팽목항에 분향소를 세운 지 3년 8개월 만에 마지막 인사를 건넨 것이다.

학생 희생자들의 사진들은 학급 순서에 따라 분향소 밖으로 옮겨졌고 각 유족들의 품에 안겼다. 유족들은 이를 집에 가져가거나 안산에 자리한 4·16 기억저장소에서 보존할 예정이다. 또 일반인 희생자의 경우에는 진도군이 대신 정리한다.

이날 분향소가 정리된다는 소식에 찾아온 추모객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유가족들은 눈물을 훔치거나 멍한 표정으로 분향소를 바라봤다.

그동안 분향소 내부와 주변을 채운 추모 물품과 조형물은 기억저장소로 옮기거나 팽목항 주변에 2021년 문을 여는 국민해양안전체험관에 보존할 계획이다.

또한, 유가족들은 분향소가 있던 자리에 상징물을 남기는 방안을 진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협의하고 있다.

한편 이날 분향소 원형 보존을 요구하는 일부 유가족과 시민단체 활동가는 희생자 사진을 남겨두거나 팽목항 일원에서 손팻말을 이용해 자신들의 뜻을 알렸다.

[신아일보] 고재태 기자

jtg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