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도급 ‘갑질’ 대우조선해양, 공공입찰 제한 위기
[단독] 하도급 ‘갑질’ 대우조선해양, 공공입찰 제한 위기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9.03 10: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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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지난 29일 전원회의 결과 형사고발키로
서면 불완전 교부·하도급 대금 미지급 등 혐의
(사진=대우조선해양)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하청업체에 행한 갑질로 형사고발과 함께 공공입찰이 제한될 상황에 처했다.

3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원회의를 열고 대우조선이 하청업체와의 거래에 있어 서면 불완전 교부와 하도급 대금 미지급 등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정성립 사장의 형사고발을 결정했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와 추혜선 의원이 주최한 ‘대기업 갑질 피해 증언대회’ 자료집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협력업체가 대금 산정 적정성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계약을 체결 △작업지시 후 대우조선 예산에 맞춰 실제 작업량과 무관하게 외주시공계약서를 작성 △설계변경, 선행공종 하자 등 수정 및 추가작업이 발생했음에도 일부만 반영해 계약을 체결하고 미체결 작업은 아예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협력업체에 △실제 작업한 물량보다 낮은 물량을 기준으로 대금을 지급해 실제로는 계약상 단가보다 낮은 단가를 지급했으며 △대금이 지급됐다는 내용의 정산합의서에 서명을 강요했다.

반면 대우조선은 △계약서 대금을 모두 지급 △정산합의서에 서명해 모든 대금을 지급했기에 무혐의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잘못이 우리한테만 있는 것이 아니며 불가피했던 점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우조선의 갑질로 피해를 입은 업체가 25곳으로, 피해금액은 500억원에 이르며 90%의 하청업체들이 폐업 또는 신용불량에 빠진 상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관계자는 “조선업 경기 영향 때문에 피해갈 상황이 아니며 가벼운 처벌이 나온다면 독이 될 것이고 갑질만 되풀이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도 대우조선해양은 피해 업체에 대한 구제, 합의에 대한 의지는 전혀 보여주지 않은 채 대표이사 고발의 부당함, 조선업계를 고려한 선처만을 얘기하고 있어 피해 업체들이 분노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형사고발과 함께 재발방지 시정명령, 과징금을 부과 받으면 누적 벌점이 공공입찰 제한 기준을 초과해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확한 과징금 등 최종적인 결과는 2주 정도 후 의결서를 통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하도급법을 위반한 업체는 공정위 시정조치 유형에 따라 경고(서면조사) 0.25점, 경고(직권조사) 0.5점, 시정권고 1점, 시정명령 2점, 과징금 2.5점, 고발 3점 등의 벌점이 부과된다. 하도급법은 최근 3년간 누적 벌점이 5점을 넘으면 공정위가 관계 행정기관에 공공입찰 참여 제한을 요청하도록 규정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해 12월에도 하도급법 위반으로 벌점 2.5점을 받았다. 공정위는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 또는 선박 구성품 제작 작업을 18개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하면서 1143건의 하도급계약 서면을 지연발급해 재발방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6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대변인실은 "해당 건은 전원회의에서 재심사가 결정돼 몇 개월 후에 의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