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헌재, 국민 기본권엔 철저 국가기관 불법엔 단호"
文대통령 "헌재, 국민 기본권엔 철저 국가기관 불법엔 단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8.3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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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창립 30주년 기념석 참석
"기본권·국민주권 강화는 국민이 부여한 시대적 사명"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순한글판 헌법 책자 서명식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순한글판 헌법 책자 서명식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에 대해서는 더 철저해야하고 국가기관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더 단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저를 비롯해 공직자가 갖고있는 권한은 모두 국민의로부터 위임받은 것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헌법에는권력이라는 단어가 딱 한 번 나온다"며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조항인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를 태동시킨 힘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이라며 "국민 스스로, 1948년 제헌헌법 이후 40년 동안 법전 속에 잠들어 있던 헌법의 이념과 정신을 삶 속으로 불러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은 촛불혁명을 통해 정치적 민주주의에서 삶의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며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은 국민이다. 국민의 손을 놓쳐서는 안된다. 국민과 헌법재판소가 동행할 때 헌법의 힘이 발휘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본권과 국민주권의 강화는 국민이 정부와 헌법기관에 부여한 시대적 사명"이라며 "과연 우리 정부와 헌법기관들이 국민이 부여한 사명을 제대로 수행해왔는지, 헌법정신을 잊거나 외면할 때가 있지는 않았는지 끊임없이 자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불합리한 관행과 부당한 국가권력 행사로 상처받은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이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렸고, 헌법재판소는 치열한 토론과 과감한 결정으로 오랜 인습과 폐단을 없애줬다"며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인 악법들을 위헌으로 결정할 때마다 국민의 삶은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정착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해왔다"며 "헌법에 위반되는 정치제도의 개선을 끌어냈고 국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선거제도의 흠결을 보완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헌법은 완전무결하거나 영원하지 않고, 헌법에 대한 해석 역시 고정불변이거나 무오류일 수 없다"며 "시대정신과 국민의 헌법 의식에 따라 헌법 해석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민주권의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지 100년이 되는 해"라며 "헌법재판소가 국민주권을 강화하고 성숙한 민주공화국으로 가는 길에서 국민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돼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맺었다.

이날 '국민과 함께한 30년, 헌법과 동행할 미래'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기념식에는 이진성 헌재소장과 문희상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및 주요 헌법기관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