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2일 발표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가 35만7771명으로 2016년(40만6243명)보다 4만8472명이 줄었고, 합계 출산율도 1.05명으로 하락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출산율이 더 떨어져 0.9명대로 예상된다.
낮은 출산율이 지속되면 한국은 10년 내에 인구 감소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출산율이 심각하다는 숫자 통계가 나오자 정부가 대책 만들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물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품게 된다.
이미 대한민국은 1집 당 1명도 안 낳는 ‘무자녀시대’에 직면한 상황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기에 좋은 환경과 여건이 아니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
맞벌이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에서 아이를 낳았을 때 맡아 키워줄 조부모가 주변에 있는 가정에서는 그래도 1명이라도 낳는 추세지만 그마저도 없다면 출산 자체가 ‘먼 나라’ 얘기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혼자 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30~40대의 경단녀가 급증하는 것 역시 출산과 육아로 인한 공백 탓이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모든 월급쟁이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지만 사실 소기업의 경우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
1년이라는 공백기 동안 대체인력을 투입했다가 1년 뒤 그 직원이 돌아올 경우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대체인력의 향방도 애매하다는 이유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 소속직원이 3개월의 출산휴가와 1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1년3개월 만에 복귀한다 했을 때 원래 부서로 복귀되는 경우보다 생소한 부서로 복귀해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울며 겨자 먹기’로 버텼지만 결국엔 낯선 환경에 부딪혀 사직서를 내고 경단녀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들로 인해 여성들이 출산 자체를 꺼려하면서 딩크족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딩크족이란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를 말한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살자’던 가족계획은 이제 하나도 아닌 ‘둘이서만 잘살자’로 바뀐 모양새다.
저출산이 심각해지면서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했으며 저출산과 관련된 정책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저출산위원회에서 내놓은 출산대책을 살펴보면 크게 △고용보험 미적용자 출산지원금 지급 △임산부·1세 아동 의료비 경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지원 확대 등이 있다. 양육대책으로는 △남성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초등 돌봄 확충 △공보육 확대 등이 눈에 띈다. 최근에는 저학년 하교시간 조정, 두자녀 가정도 다자녀 가정에 포함 등의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물론 가려운 곳을 조금씩 긁어주고 있다고는 보인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공무원만 해당되는 정책이 아닌 사장과 직원 단 둘이 일하는 회사의 직원까지도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는 대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출산을 계획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돈 몇 푼의 지원금이 아닌 양육을 위한 든든한 지원정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든든한 정책이 수반된다면 출산율을 자동적으로 오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