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훈련에 큰 돈 이유 없다… 김정은과 훈훈한 관계"
北 직접 비판 자제하며 "중국의 '북한지원' 도움 되지 않는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책임론을 부각시키면서 북미간 긴장 분위기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부터의 성명'이라는 제목의 트윗을 통해 "현시점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큰돈을 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고 훈훈한 관계라고 믿고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한미 연합훈련 재개 시사 발언으로 북미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 간 신뢰를 강조하고 나선 셈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중국을 향해 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중국이 중요한 무역분쟁을 겪고 있어 이로부터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고 강하게 느낀다"며 "동시에 우리느 중국이 북한에 '상당한 원조'를 제공하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금과 연료, 비료 등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경제적 지원 품목을 구체적으로 짚으며 문제를 제기했다.
북한이 이러한 중국 의존도 때문에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압박' 아래 놓여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 먹으면 한국 및 일본과 즉시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어느 때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자제하면서 중국의 책임론을 부각시킨 것으로, 북미간 대화의 끈은 이어가면서 북한 비핵화를 거듭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비핵화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도 김 위원장에 대한 직접 비판은 자제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즉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미국 내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고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이날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곧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종전선언에 서명하기 전 북한이 핵무기 대부분을 폐기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하며 태도를 바꿨다고 복스는 전했다.
이 때문에 북미 후속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북한으로부터 점점 적대적인 발언이 나오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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