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꺾은 시장…서울 아파트값 역대 최고 급등
규제 꺾은 시장…서울 아파트값 역대 최고 급등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8.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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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주도로 매매가 전주 대비 0.45%↑
박원순 시장 개발 발언 후 사라진 안정세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자료=감정원)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자료=감정원)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매수요가 강도 높게 이어져 온 정부 규제를 단숨에 눌러버렸다. 문재인 정부 집값 안정화 정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강남권 주도하에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8·2부동산대책 발표 후 1년여간 유지되던 서울 부동산 시장 안정세가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렸다.

한국감정원은 이달 넷째 주(2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이 0.06% 상승했다고 30일 밝혔다.

21주 연속 하락세를 마감하고 지난 주 상승 전환한 전국 아파트값은 이번 주에 상승폭이 더 커졌다.

수도권 상승률이 지난 주 0.14%에서 이번 주 0.19%로 확대됐고, 지방 하락률은 -0.10%에서 -0.07%로 축소됐다.

시·도별로는 △서울(0.45%) △광주(0.16%) △경기(0.09%) △대구(0.08%) △전북(0.05%) 등이 상승했고 △울산(-0.30%) △경남(-0.21%) △경북(-0.19%) △충북(-0.12%) △충남(-0.10%) 등은 하락했다.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중 지난주 대비 상승 지역은 64곳에서 74곳으로 증가했고, 보합 지역은 23곳에서 15곳으로 줄었다. 하락 지역도 89곳에서 87곳으로 감소했다.

특히 서울은 이번 주 상승률 0.45%를 기록하며, 지난 주에 이어 상승세를 가파르게 키워갔다. 지난 2012년5월 감정원이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 상승률이다.

이달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자료=감정원)
이달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자료=감정원)

정부가 집값 안정화의 최대 목표지로 설정했던 강남 지역 집값도 고삐가 풀려버린 듯 치솟았다.

최근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동작구가 0.65%로 서울 자치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강남 4구가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함께 주도했다.

강남 4구 중 강동구가 0.64%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구와 서초구가 나란히 0.59%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는 전주 대비 0.51% 오르며, 이들 지역 모두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8월2일 서울시 전체를 투기과열지구 또는 투기지역으로 묶었던 8·2부동산대책이 나온 후 안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발언이 나온 후 급등세를 보이다가 최근 전례 없이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지난 27일 정부가 서울 종로구와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4곳을 투기과열지역에서 투기지역으로 변경해 규제를 강화하는 등 강도 높은 시장 관리 기조를 보인 것이 앞으로 아파트값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이번 주 조사는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의 가격변동을 반영한 것으로, 일요일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된 정부의 시장안정정책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