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한미 군사훈련 중단 계획 없다"… 북한 압박수위 높여
북미 관계 개선 과제 떠안은 靑 "남북정상회담 역할 더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북압박을 바짝 죄면서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협상이 난관에 부딪힌 가운데 다음달 예정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북한에 대한) 신뢰조치의 하나로 몇몇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었다"며 "이제 더 이상은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한 지 나흘 만에 초강경 대북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시점 상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한미훈련 재개 언급은 미국이 현 상황에서 꺼내들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위의 카드라는 관측이다.
당초 우리 정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북미 협상 돌파구가 마련되고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한반도 정세가 또 안갯속으로 빠져들면서 북미 관계도 함께 견인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일각에서는 북미간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한미가 이 문제(훈련재개)를 논의한 적이 없다"며 "북한의 비핵화 진전 상황을 봐가면서 한미 간에 협의하고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 대변인은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9월 평양 정상회담은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북미교착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난관을 돌파하는 데 남북정상회담 역할이 더 커졌다"며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센토사 합의에서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실현하려는 의지에 흔들림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볼 때 두 정상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더 커지면 커졌지 다른 방향으로 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은 흔들림 없고 오히려 상황이 어려워져 회담의 역할이 더 커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도 동시에 시사하며 교착을 타개할 문을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평양 방문이 연기 됐지만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분명히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면 우리도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방북 일정이 취소된 것이 아니라 연기됐다고 표현한 점에서 여전히 북한에 대한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적기가 됐을 때 미래에 협상을 고대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준비돼 있을 때, 그리고 우리가 생산적이라고 생각할 때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