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재벌이 아니다”…지난 10년 간 5대 재벌 경제력집중 심화
“다 같은 재벌이 아니다”…지난 10년 간 5대 재벌 경제력집중 심화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8.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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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구소 500대 기업 분석 결과…매출 33.9%가 5대 재벌
“재벌그룹 체제, 새로운 대기업 출현 억제…고도성장·혁신성 없이 힘들어”
(사진=경제개혁연구소)
(사진=경제개혁연구소)

흔히 말하는 재벌들이 다 같은 재벌이 아니다. 지난 10년 사이 상위 재벌그룹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500대기업의 동태적변화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500대 기업 중 5대 재벌그룹 계열사는 93개로 18.6%에 해당한다. 이 비율은 10년 전인 2007년 79개, 15.8%에서 꾸준히 증가해왔다.

또 10대 재벌그룹으로 확대하면 같은 기간 106개(21.2%)에서 139개(27.8%)로 늘었으며 20대 재벌그룹 기준으로는 146개(29.2%)에서 182개(36.4%)로 증가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10년 동안 5대 재벌 계열사 14개가 500대기업에 진입했고 6대~10대 재벌은 19개가 진입·증가한 반면 반면 11대재벌~20대재벌은 3개 계열사가 증가하는데 그쳤다”며 “이러한 현상은 그간 수차례 관측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재벌이라 해도 상위 5대 재벌 또는 10대 재벌로 경제력집중이 심화되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들 재벌 그룹의 매출액 비중에서 더 두드러진다. 우리나라 20대 재벌 계열사들은 2017년 기준 500대기업 매출의 59.7%를 차지하면서 2007년 51.9% 대비 7.8%p가 늘었다. 20대 재벌 전체 매출액은 2007년 1117조731억원에서 2042조7229억원으로 82.8% 증가했다.

이를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11대~20대 재벌 계열사들은 7.7%에 불과하며 6~10대 재벌은 12.6%, 나머지 39.3%는 5대 재벌이 차지하고 있다. 5대 재벌 비중은 2007년에도 33.9%로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상위 재벌 그룹으로의 경제력집중은 이들 기업의 생존률에서도 알 수 있다. 2000년 기준 500대 기업 중 상위 50대 기업이 2017년에도 여전히 500대 기업에 포함된 비율은 96.0%다. 51위에서 100위 기업은 88.0%, 101위~200위는 74.0%다.

반면 201위에서 300위는 42.0%, 301위~400위는 40.0%, 401위~500위는 17.0%로 급격히 줄어든다. 지난해 500대 기업 중 2000년 이후 신설된 법인은 175개며 이중 62개(35.6%)는 30대 재벌그룹 소속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종합적으로 볼 때 2000년 상위 50대기업이나 2017년 상위 50대기업 모두 재벌 계열사의 대표적인 회사들이 포진돼 있고 2017년 새롭게 진입한 기업들도 모두 재벌그룹 계열사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개혁연구소는 “신설된 개별 대기업 중 비재벌회사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은 재벌그룹 체제가 새로운 대기업 출현을 억제하지는 않은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한국경제가 고도성장을 하지 않거나 벤처기업 등 혁신성이 발휘되지 않을 경우에는 과거와 같이 혜성처럼 등장하는 대기업은 볼 수 없는 토양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