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톨릭 내 성범죄 거듭 사죄… "신께 용서 구해"
교황, 가톨릭 내 성범죄 거듭 사죄… "신께 용서 구해"
  • 이현민 기자
  • 승인 2018.08.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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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날에 이어 26일(현지시간) 가톨릭 교회 내 성직자에 의해 발생한 성범죄에 대해 거듭 사죄했다.

아이리시타임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일랜드를 방문한 지 이틀째 되는 이날 교황은 더블린 피닉스 파크에서 열린 세계가정대회 미사에서  "피해자들께 교회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공감과 정의, 진실을 보여주지 못한 시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에 앞서 서부 녹 성지(Knock Shrine)를 방문해  일요 삼종기도 강론에서 교회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용서를 구했다.

그는 "우리 중 그 누구도 학대당하고, 순수함을 유린당하고, 고통스러운 기억의 상흔을 안게 된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감화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상처가 우리에게 더욱 굳건하고 결단력 있게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게끔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죄와 추문, 배신에 대해 신께 용서를 구한다"면서 "성모님께도 피해자들의 치유와 더불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기독교 가족의 의지를 확인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전날 더블린에 있는 교황청대사관을 찾아 성직자들에 의한 성학대 피해자 8명을 만나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했다.

당초 가톨릭 전통이 강한 아일랜드는 2000년대 초부터 아동을 상대로 가톨릭 성직자의 성폭력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성직자에 의한 학대 및 종교적·제도적 학대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랜드 정부와 여론주도층에서는 교황청이 이 문제를 묵과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서 바티칸과 갈등을 지속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아일랜드 정치권에서 교회가 사법당국의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려 했다는 증언들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교황이 곤란함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메리 매컬리스 전 아일랜드 대통령은 2003년 교회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두 건의 조사가 이뤄졌을 때 교황청의 고위 관계자가 교회의 기록들을 은폐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을 최근 폭로한 바 있다.

[신아일보] 이현민 기자

hm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