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여의도·용산 개발 추진은 물론 계획 발표 자체를 서울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일 때까지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최근 박원순 시장이 잇따라 '개발 계획'을 언급한 후 서울 주택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 발표 및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은 "최근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여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며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 돼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부터 여의도와 용산 일대를 통으로 개발하겠다는 등의 개발의지를 드러내 왔던 박 시장이 최근 서울 주택시장의 과열양상에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실제,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가파른 서울집값 상승세의 원인으로 박 시장이 연달아 발표한 개발계획을 꼽았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내 유동자산이 서울 주택시장으로 몰려들 만한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서울주택시장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이 기름을 부은 셈"이라며 "집값이 계속 오르겠다는 기대감에 의한 투자수요와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서울에 집을 구매하기 위한 실수요가 합쳐져 집값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도 "최근 서울의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상승세는 투자수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며 "박 시장을 비롯한 지자체장들의 발언들이 투자처를 찾고 있는 유동자산을 주택시장으로 끌어들이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올해 △1월 0.86% △2월 0.94% △3월 0.55% △4월 0.31% △5월 0.21% △6월 0.23% △7월 0.32%로 조사돼 5월 최저점을 찍은 후 다시 반등 추세에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의 지난주 상승률은 0.37%로, 과열 양상을 보이던 지난 1월 수준으로 뛰어오른 상황이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시장은 "현재 공공임대주택 27만호에 서울시 노력이 더해지면 전체 주택 대비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이 약 10%에 이르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서민 주거안정이 강화됨은 물론 부동산 시장 가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강남·북 균형발전 정책의 하나로 빈집 1000호를 매입해 임대주택 4000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정부의 기금지원 및 법령과 제도개선을 통해 빈집 활용 방식의 공공주택 공급을 추가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