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헤어짐'… 이산가족, 눈물의 작별인사
'기약 없는 헤어짐'… 이산가족, 눈물의 작별인사
  • 이현민 기자
  • 승인 2018.08.26 1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소·가계도·손편지 등 서로 주고 받고 훗날 기약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북측 강호례(89) 할머니와 남측 동생 강두리(87), 강후남(79)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북측 강호례(89) 할머니와 남측 동생 강두리(87), 강후남(79)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 이산가족들이 65년 만에 꿈에 그리던 만남을 마치고 26일 또 다시 기약 없는 헤어짐을 가졌다.

남북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마지막날인 이날 이산가족들은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을 마지막으로 총 2박 3일 12시간의 상봉을 마쳤다.

작별상봉이 시작된 연회장에는 다시 이별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흘린 울음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황보해용(58)씨는 북측의 이부누나 리근숙(84) 씨가 상봉장에 모습을 보이자마자 누나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해용씨와 황보구용(66)씨 등 동생들은 누나의 의자 밑에 무릎을 꿇고 포옹하며 눈물을 흘렸다. 리근숙씨가 한복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자 황보우영(69)씨는 얼른 자신의 손수건으로 누나의 눈가를 닦아줬다.

주소와 가계도를 서로 주고받으며 언제일지 모를 다시 만날 날을 약속하는 이들도 많았으며, 서로를 기억하고자 함께 사진을 찍거나 손편지를 주고받는 이들도 있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편찬옥(76) 씨는 북의 조카들에게 힘겹게 편지를 썼다. "사랑하는 조카들에게 참으로 이렇게 만나 대단히 감사"라고 힘겹게 써 내려간 그는 북측 형 편찬규(88) 씨에게 편지를 건넸다.

북측 김인영(86·목원희에서 개명) 씨의 남측 동생 목원선(85)·원구(83) 씨도 "사랑하는 우리 형님 잘 뵙고 돌아갑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사랑하는 조카들과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힌 두꺼운 편지봉투를 건넸다.

또 북측 리승열(53) 씨는 차고 있던 시계를 풀어 남측 사촌동생 이영호(50) 씨에게 채워주며 '시계를 보면서 통일될 때까지 노력하자'고 했다고 한다.

한편 이산가족들은 첫날 단체상봉과 환영 만찬, 이튿날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단체상봉, 마지막 날에는 작별상봉과 공동중식 순서를 끝으로 오후 1시20분께 각자 타고 온 버스를 타고 다시 귀한길에 올랐다.

이로써 남북은 지난 4·27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모두 마무리하게 됐다.

1회차 때는 남측에서 89가족 197명이, 2회차 때는 81가족 326명이 북측 가족과 상봉했다.

hm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