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잇단 '개발' 언급…서울 집값에 기름
박원순 시장, 잇단 '개발' 언급…서울 집값에 기름
  • 김재환 기자
  • 승인 2018.08.2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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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투자수요·불안한 실수요 모두 끌어내
전문가 "경기불황속 유동자금 주택으로 몰려"
8월 3주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자료=감정원)
8월 3주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자료=감정원)

서울 집값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연이은 '개발' 언급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불황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수요가 정부규제 등으로 한동안 피했던 서울 주택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집값 상승에 불안감을 느낀 실수요자들의 구매욕도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개발 발언이 서울 집값을 들썩이게 만든 주요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취임 후 7년간 대규모 주택사업에 회의적이었던 박 시장이 최근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에 이어 강북 우선개발계획까지 발표하며 '대대적 개발 기조'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서울시 수장의 기조변화가 주택시장에 '투자적기'라는 신호를 줬고,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강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그렇지 않아도 서울주택시장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이 기름을 부은 셈"이라며 "지금이 아니더라도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의한 투자수요와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서울에 집을 구매하려는 실수요가 합쳐져 집값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최근 서울의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상승세는 수요와 공급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워 투자수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며 "박 시장을 비롯한 지자체장들의 발언들이 투자처를 찾고 있는 유동자산을 주택시장으로 끌어들이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투자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주식이나 채권, 금 등의 수익률이 저조한 것도 집값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에는 애초에 투자처라고 말할 만한 곳이 없어 돈을 가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주택투자의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서울에 일자리와 인구가 밀집된 탓에 서울 부동산은 국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새로운 투자처를 시장에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내 유동자산을 분산시키지 않는 이상 서울 주택시장의 투자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어려울 것이란 계산이다. 

김덕례 실장은 "은행금리가 너무 낮아 은행은 현금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불황기 주식은 리스크가 크며, 채권은 일반인들이 넘보기 어려운 분야"라며 "유동자산을 분산시킬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서울시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자료=감정원)
올해 서울시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자료=감정원)

한편,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올해 △1월 0.86% △2월 0.94% △3월 0.55% △4월 0.31% △5월 0.21% △6월 0.23% △7월 0.32%로 조사돼 5월 최저점을 찍은 후 다시 반등 추세에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의 지난주 상승률은 0.37%로 서울 부동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던 지난 1월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jej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