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사업·하반기 채용, 신동빈 회장 '발목' 잡아
롯데그룹 신사업·하반기 채용, 신동빈 회장 '발목' 잡아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8.26 10: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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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뉴 비전 실행 원년” 계획, 지난 2월 신 회장 구속 후 정체
하반기 채용 계획 세우지도 못해… 신 회장 “다시 일 할 기회 달라” 호소
지난 22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의 신사업 추진과 고용창출이 오너리스크에 발목 잡혔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2월 신동빈 회장이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을 위해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하남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건낸 혐의로 구속된 이후 올해 투자와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롯데는 신 회장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4개 사업군(BU) 부회장,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사장단 회의에서  "2018년은 뉴 비전 실행의 원년"임을 선포하고 핵심역량 강화와 비핵심사업 축소,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한 지속적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과제로 내세웠다.

또 지난 6월에는 '북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을 아우르는 북방 지역 연구와 협력사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월 신 회장 구속 이후 해외 사업들을 시작으로 의문이 제기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 계열사의 해외사업 임원들은 신 회장 구속 직후 해당 국가에서 추진 중인 사업에 차질이 없는지에 대한 문의가 쏟아져 이를 진정시키는데 힘을 쏟았다. 롯데는 기존 해외 사업들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속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국내외에서 10여건의 M&A와 사업을 검토했지만 구체적으로 추진된 건 없다.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사업 중단이 대표적이다.

롯데가 오너리스크로 사업에 차질을 빚은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롯데는 지난 2016년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이에 대한 압박으로 미국 액시올社 인수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

신 회장 구속에 롯데의 하반기 채용 계획도 멈춰진 상태다. 롯데는 올해 상반기 신입 공채 750명과 하계 인턴 400명을 채용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신 회장은 지난 17일 항소심 공판에서 "재계 5위 롯데그룹을 이끄는 회장으로서 본연의 일을 6개월째 못하고 있다"며 "저에게 다시 한 번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아일보] 김성화 기자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