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약없는 이별"… 남북 이산가족 오늘 작별상봉
"또 기약없는 이별"… 남북 이산가족 오늘 작별상봉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8.22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날인 21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를 북측 아들 리상철(71) 씨가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날인 21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를 북측 아들 리상철(71) 씨가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꿈에 그리던 헤어진 가족과 65년 만에 재회한 남북 이산가족이 다시 기약 없는 헤어짐을 맞는다.

남북 이산가족은 2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작별상봉과 공동오찬까지 총 3시간 동안의 만남을 가진 뒤 각자 남과 북으로 다시 갈라져 귀환한다.

당초 남북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작별상봉을 하고 공동오찬을 가진 뒤 오후 1시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남측이 작별상봉 시간을 1시간 더 연장하자고 제의했고 북측이 이를 수용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작별상봉을 앞두고 아쉬움과 허탈함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북측 언니와 동생을 만난 배순희(82)씨는 "동생은 주름이 많아져서 옛날 모습을 못 찾았는데 몇 시간을 만나고 나니 어릴 때 모습이 보였다"며 "사흘 시간이 빨리 간 것 같지만 만나서 감사하기도 하다. 마지막 상봉이라고 하니 아쉽다"라고 털어놨다.

북측의 형수와 조카를 만난 김종태씨(81)씨는 "처음엔 어색했는데 형님(북에서 사망) 생일도 딱 맞고 몇 가지 더 이야기해 보니 혈육이란 것을 딱 알겠더라"며 "통일 안 되면 영영 못 만나겠지만, 그래도 헤어질 때 '잘 있어라'라고 말하고 헤어져야지"라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북측 여동생과 조카를 만난 김달인(92)씨는 "처음엔 그냥 좋았는데 마지막 날이 되니 기분이 좀 그래"라며 아쉬움 마음을 내비쳤다.

북측의 형·여동생과 재회한 김영수(81)씨는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나이들이 다 많다 보니 이번에 보는 게 마지막일 것 같아서 걸리는 게 그거 하나다"라며 아쉬워했다.

북측 조카와 상봉한 이병주(90)씨는 "이번에 만나 이산가족의 한은 풀었고 마음의 짐은 이제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남북 이산가족은 지난 20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금강산호텔에서 눈물의 첫 상봉을 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7시17분부터 오후 9시19분까지 약 2시간 동안 환영만찬을 하며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

상봉 둘째 날인 21일에는 오전 10시10분부터 3시간 동안 외금강호텔 객실에서 개별상봉과 객실오찬을 진행했다.

가족들은 객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개별상봉 시간에 준비한 선물을 서로 교환하기도 했다.

한편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행사는 오는 24~26일 금강산에서 1차 상봉행사와 같은 방식으로 열린다.

남측 상봉단은 오는 23일 속초에 집결해 이산가족 상봉 접수와 방북교육, 건강검진 등을 받고 24일 방북길에 오른다.

gooeun_p@shinailbo.co.kr